‘조국 사태’를 겪은 청년세대가 ‘공정’의 문제 등 정치적 문제에 목소리를 내면서 정치권이 청년 유권자 마음 잡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2030세대의 지지도가 높은 더불어민주당은 총선기획단에 20대 인사를 포함하며 청년층 공략을 본격화했다. 자유한국당은 청년 정책을 공약에 반영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보수와 진보의 대결 구도가 뚜렷한 상황에서 중도층, 무당파 성향이 강한 청년들이 내년 21대 총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2030세대의 투표 참여율은 눈에 띄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20대 전반~30대 전반의 투표율이 많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18, 19대 총선 투표율 추이를 보면 이 같은 변화가 두드러진다. 18대 총선 당시 2030세대 투표율은 전부 30%대에 그쳤지만 19대 때는 40%대를 보였고, 20대에서는 50%대까지 치솟았다.

민주당이 프로게이머 출신 진보 성향 유튜버 황희두(27) 위원을 총선기획단에 포함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황 위원은 5일 총선기획단 첫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청년으로서 젠더 문제 등 다양한 목소리를 당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청년들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청년들이 공정한 사회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총선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강훈식 의원은 “총선기획단 자체가 공천 전체의 윤곽을 드러낸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혁신의 의지, 젊은 인재들을 모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봐 달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역대 선거에서 진보 진영보다 상대적으로 청년계층 공략에 취약했다. 이번 총선기획단에도 청년을 포함하지 않았다. 최근 청년 인재 영입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조국 사태를 통해 위선적인 진보 진영에 화가 난 청년세대를 붙잡아야 한다는 공감대는 어느 때보다 강하게 형성돼 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존에 있는 당 청년위원회, 대학생위원회를 통해 목소리를 듣고, 청년공약 개발을 위한 기구를 또 출범시킬 것”이라며 “기존에 발족한 총선기획단과 투 트랙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사태로 청년당원들의 호된 질책을 받은 정의당도 이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심상정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청년 인재 영입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전문가와 청년단체들은 각 정당이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선거용 이벤트로 반짝 활용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조국 사태 이후 출범한 대학생단체 ‘공정추진위원회’의 김근태 대표는 “총선기획단에 20, 30대가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년층이 느끼는 사회적 문제들에 관심을 두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담은 지속 가능한 정책을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정책으로 답하지 않으면 공허한 입발림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학과 교수는 “2030세대는 정치 세력화가 안 돼 있지만, 그럼에도 실제 선거가 박빙일 때는 이들의 표심이 당락을 결정할 수 있다”며 “정치권이 선거 때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청년층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심희정 이가현 박재현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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