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홍콩 시민들이 5일 오른손을 들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가이 포크스는 1605년 제임스 1세 영국 국왕을 암살하려다 미수에 그쳐 이듬해 처형당한 인물로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주인공이 그의 얼굴을 형상화한 가면을 쓰고 나오면서 혁명과 저항의 상징이 됐다. AP연합뉴스

홍콩에서 한 대학생이 경찰이 쏜 최루탄을 피하려다 주차장에서 추락해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당시 경찰이 구급차 진입을 막았다는 주장도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친중파 입법회 의원이 흉기 공격을 받는 일도 벌어졌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시쯤 정관오 지역에서 홍콩과기대학 학생 차우츠록씨가 최루탄을 피하려다 지상 주차장 3층에서 4m 아래 2층으로 떨어졌다. 3층 주차장 난간 너머로 여유 공간이 있다고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차우씨는 충격으로 머리에 심각한 손상을 입고 뇌출혈을 일으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병원에서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뇌사 증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사고 당시 경찰이 구급차 진입을 막았다는 증언까지 나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차우씨가 추락하고 10분여 뒤인 오전 1시10분쯤 구조요원이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요원은 무전기로 구급차를 급히 요청했으나 구급차 운전사는 “경찰이 막고 있어 진입할 수 없다. 돌아서 가야 한다”고 답했다.

구급차는 오전 1시29분쯤 현장에 도착했고, 차우씨를 태우고 떠난 시간은 1시41분이었다.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서 병원에 이송되기까지 40분 이상이 걸린 것이다.

구조요원이 응급처치를 할 때 폭동 진압 경찰이 도착해 그에게 총을 겨눴고, 구조요원이 “사람을 구하는 게 우선이다”라고 소리치자 현장을 떠났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찰은 구급차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중파 입법회 의원 허쥔야오가 6일 선거유세를 하던 중 흉기 공격을 받는 일도 벌어졌다. 이날 오전 8시44분쯤 툰먼 지역에서 유세 중이던 허쥔야오에게 한 남성이 다가와 사진을 찍자고 제안한 뒤 흉기를 꺼내 휘두른 것. 허쥔야오는 가슴에 상처를 입은 채 피를 흘려 병원으로 이송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허쥔야오는 ‘위안랑 백색테러’를 지지해 홍콩 시위대의 거센 비난을 받는 인물이다.

한편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광둥성 정부는 홍콩과 마카오 출신 대졸자를 공무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콩의 반정부 시위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당근’으로 해석된다. 앞서 중국 교육부는 지난 1월 홍콩·마카오·대만 거주자들이 본토에서 초·중학교 교사가 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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