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2011년 8월 차선을 바꾸다가 오토바이 운전자 B씨와 접촉 사고를 냈다. B씨는 “A씨 과실로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고, 보험금을 청구해 960만원을 받아냈다. 그런데 B씨의 정체는 ‘보험사기범’이었다. 일부러 고의 사고를 유발해 보험금을 타낸 수법이 탄로났고, B씨는 2017년 10월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접촉 사고 이후 할증 보험료로 총 530만원을 더 냈던 A씨는 지난 9월 이 돈을 모두 되돌려받을 수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자동차 보험사기 피해로 할증 보험료를 낸 가입자 2466명을 확인해 14억원 규모의 보험료를 환급했다고 7일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 5월부터 두 달간 손해보험협회, 10개 손해보험사, 보험개발원과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보험사기 환급 업무를 진행해 왔다. 각 보험사가 보관 중인 최근 5년간 보험사기 판결문을 분석하고 사고 내역을 전수 조사했다. 이를 거쳐 가입자에게 돌려준 보험료는 1인당 평균 56만원이다. 최대 환급 보험료는 530만원가량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락처 변경 등으로 환급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547명도 환급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과 손해보험업계는 2006년부터 자동차 보험사기로 할증된 보험료를 돌려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돌려준 보험료는 총 31억원, 환급 대상자는 7439명에 이른다. 보험료 환급 기준은 법원 1심 단계에서 보험사기라는 판결이 나오거나, 보험사기 혐의자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 경우 등이다. 하지만 보험사가 판결문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사기 피해금액이 적을 때 보험료 환급이 지체·누락되는 일이 잦다. 보험사기 피해자의 경우 사기가 의심되더라도 판결 등으로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려 환급 신청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금감원은 보험사기 피해자가 직접 피해 정보를 확인하고 보험료 환급을 요청할 수 있는 ‘과납보험료 통합조회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 홈페이지에 접속해 ‘잠자는 내 돈 찾기’ 코너에서 ‘자동차보험 과납보험료’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범은 주로 교통 법규 위반 차량을 상대로 고의 사고를 일으킨다”며 “안전 운전과 동시에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고현장 사진, 블랙박스 영상, 목격자 등을 최대한 확보해 적극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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