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보수의 ‘새로운 길’ 찾는 큰 여정 위에 위치해야…
지역구 나눠먹기식 탈피해 쇄신의 끈 바짝 조이기를


보수 야권의 통합 논의가 본격화할 모양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총선 승리를 위한 자유 우파의 대통합을 본격 추진할 것을 선언한다”면서 통합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행동’의 유승민 대표가 화답했다. 우리공화당은 ‘탄핵 5적’ 정리 문제를 내세워 비판적 입장을 취해 일단 한국당과 변혁 행동의 통합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 통합은 보수 야당 재건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보수층과 일부 중도층의 요구사항이다. 진보 진영과의 균형 및 견제를 위해 건전하고 미래지향적인 보수 정당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기대치다.

통합에 일차적인 걸림돌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다. 유 대표는 보수 통합 논의의 전제 조건으로 탄핵의 강 건너기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 황 대표는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사실상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보수 정당 내부에서는 지역과 정파 등에 따라 지향점과 이해관계가 다르다. 하지만 과거사에만 매몰돼 있어선 미래로 나아가기 어렵고, 통합을 이룰 수 없다. 통합 논의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국민들은 이 땅의 보수 세력에 다시 실망할 것이고, 이는 싸늘한 채찍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보수 통합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만을 위한 것이어선 안 된다는 점이다. 보수 통합은 반드시 새로운 보수의 길을 모색하는 큰 여정 위에 위치해야 한다. 그래야 중도층으로의 확장성에 분명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현재의 보수 야당을 넘어설 수 있다. 통합 논의 과정에서 지역주의를 비롯한 정치 후진성을 과감히 떨쳐버리는 방안들이 제시돼야 한다. 대한민국 보수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비전까지 동반돼야 의미가 있을 것이다. 선거가 끝나면 금방 허물어질 집을 짓겠다는 것은 유권자들에 대한 예가 아니다.

선거를 전후해 이합집산하는 정치권의 행태는 국민들이 오랫동안 목도해 왔다. 이번 통합 논의도 그런 근시안적 수준에 머문다면 결국 실패한 통합이 될 것이다. 그저 지역구를 나눠 먹기 위한 방편이라면 하지 않는 게 옳다. 통합 과정에서 도덕적이며 유능한 새 인물들을 대거 영입해 보수 진영의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기득권을 내려놓는 희생이 뒤따라야 한다. 통합 분위기 속에 공천 개혁과 같은 당 쇄신의 끈이 느슨해져서는 결코 안 된다. 보수 통합이 그저 당원 수를 늘리는 데 있지 않고 중도층의 개혁 요구에 부응한다는 차원임을 망각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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