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8개월째 ‘경기 부진’ 진단을 내놨다. 다만 경기 수축이 더 심화하진 않았다고 분석했다. 불황 상태에서 크게 좋아지지도, 크게 나빠지지도 않는 ‘L자형 침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KDI는 7일 ‘11월 경제동향’을 발표하고 최근 한국 경제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가 매달 내는 경제동향 보고서에 ‘경기 부진’이라는 단어를 쓴 건 8개월째다.

KDI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류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감소 폭이 전월(-11.7%)보다 더 커진 -14.7%를 기록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감소 폭을 줄였지만, 건축을 중심으로 건설투자는 좋지 않았다. 지난 9월 건설기성의 전년 대비 감소 폭은 8월과 같은 -7.4%다.

그러나 KDI는 ‘소비 부진의 완화 흐름’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2% 감소했지만, 전년 대비로 3.3% 증가했다.

KDI는 “소매판매액 증가세가 유지된 가운데 소비자심리지수도 소폭 개선되면서 소비 부진은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KDI는 경기 부진이 더 악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 경제는 2017년 9월 정점을 찍고 하강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경기가 더 수축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L자형 침체’ 등을 보이면서 경기가 저점에서 장기간 불황을 유지하거나, 반등해도 그 정도가 미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KDI는 “제조업 가동률이 소폭 상승하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는 모습은 경기 수축이 심화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9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8월보다 2.2% 포인트 오른 75.6%를 나타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8월과 9월이 같았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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