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선한 공기’를 버리고 ‘성장’을 택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미세먼지 감축 목표를 완화하면서까지 공장을 돌리겠다는 속셈이다. 하지만 실효성은 ‘물음표’다. 그 배경에는 산더미처럼 쌓인 재정적자가 자리한다. 통화정책도 여의치 않다. 금리를 낮추려니 커지는 부동산 거품과 기업 부채가 눈에 밟힌다. 전문가들은 중국발(發) ‘미세먼지’ ‘경기 침체’가 한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안길 것으로 관측한다.

블룸버그는 지난 5일 “중국 생태환경부가 지난달부터 내년 3월까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9월에 공개했던 미세먼지 5.5% 감축 계획보다 더 느슨하게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블룸버그는 3분기 경제성장률이 6%로 2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중국 정부가 북부 지역의 산업 활동을 늘리기 위해 미세먼지 저감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고 분석했다.

‘미세먼지 폭탄’을 예고하며 빼어든 경기부양 카드는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까. 시장의 진단은 어둡다. 재정적자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중국의 재정적자는 이미 국내총생산(GDP) 대비 5%를 넘었다. 목표관리치 2.8%의 배에 가까운 숫자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공격적 재정지출을 망설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와 올해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위한 지출 규모는 모두 GDP 대비 약 7%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2015년과 2016년에 투입된 재정지출이 GDP 대비 10%였고, 2008년과 2009년은 GDP 대비 19%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중국이 얼마나 소심한 정책을 펴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인프라’ 부문의 재정지출 둔화는 중국의 경기부양 의지마저 의심케 한다. 개발도상국은 선진국과 달리 사회간접자본(SOC·사회기반시설)이 열악해 ‘삽질’만 늘려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의 올해 9월까지 인프라 투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느는 데 그쳤다. FT에 따르면 중국이 도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던 카이펑(開封)시의 랜드마크 타워 건설은 1년째 중단 상태다. 지방 정부가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어 사업 자금을 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화정책에 기댈 수도 없다. 부동산과 기업 부채가 발목을 잡는다. 2001~2017년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약 7배 뛰어 ‘자산 거품’ 임계치를 넘어섰다. 중국 기업들은 경기부양기마다 미국 달러화(USD) 표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기준금리를 내려 위안화(CNY) 가치가 떨어지면 기업의 채무 부담은 점점 불어난다.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그대로 두고 지급준비율이나 대출우대금리만 미세 조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은 중국발 미세먼지, 중국 저성장이라는 ‘이중고’ 앞에 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7일 “마땅한 경기부양책이 없는 중국이 환경 비용을 낮추는 식으로 부담을 덜고 있다. 결국 미세먼지 관리 비용을 한국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중국 성장률이 6.6%였는데 이 가운데 고정자본투자나 순수출 기여도가 1.6%에 불과했다”며 “한국은 중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재수출하는 품목이 대중(對中) 수출의 80%에 달하기 때문에 중국의 수출, 투자가 줄면 고스란히 피해를 본다”고 설명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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