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프랑스 대통령이 6일 베이징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상하이에서 열린 제2회 국제수입박람회에 참석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버금가는 ‘황제급’ 의전을 해줘 눈길을 끌었다. 시 주석은 이틀 연속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극진히 예우하고 항공기 구매 등 150억 달러 규모의 경제협력 선물 보따리를 안겨줬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서방과 마찰을 빚는 틈을 이용해 우군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5일 상하이에서 열린 수입박람회에서 프랑스를 주빈국으로 선정하고 마크롱 대통령을 가장 중요한 귀빈으로 대접했다. 시 주석은 수입박람회 개막식 연설 직후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가장 먼저 프랑스 전시관을 찾아 와인을 마시며 친분을 과시했다.

이어 그날 저녁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마크롱 대통령 부부를 상하이 전통정원 예원(豫園·위위안)으로 초대해 정원을 함께 거닐며 풍경을 감상하고 국빈만찬을 했다. 시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중국과 프랑스는 동서양 문명의 대표로 상호존중하고 교류하면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의 개방 확대를 환영하며, ‘윈-윈’을 실현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전날인 6일에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 정부는 최근 프랑스에서 유로화 표시 채권 총 40억 유로어치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며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이 유로화 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중국이 파리 국제금융센터 건설을 지지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중국·프랑스 관계 행동계획’에도 서명했다. 중국의 에어버스사 항공기 구매 약속과 양국 간 항공기 엔진 개발 협력, 농업 환경 분야 등의 협력 강화, 무역과 투자 확대에 대한 합의가 담겼다. 양국이 체결한 경제협력 규모는 150억 달러(17조3000억원)에 이른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에도 400억 달러(46조원) 규모의 경제협력을 체결한 바 있다. 리커창 총리도 태국 순방을 마치고 이날 베이징에 돌아오자마자 마크롱 대통령을 만났다. 중국 지도부 서열 1, 2위가 한꺼번에 방중한 외국 지도자를 만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시 주석은 2017년 11월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자금성을 통째로 비워 연회를 베풀고 지도부가 총출동해 환대하는 등 황제급 의전을 제공한 바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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