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쏘아 올린 모병제 도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불가피한 ‘인구절벽’ 상황에서 징집 인원이 부족해져 단계적 모병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반면, 안보 불안과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7일 단계적 모병제 전환으로 정규군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자료를 발표했다. 전날 민주연구원이 20대 남성 공략 차원에서 내년 총선 공약으로 모병제 도입을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당 정책위원회 등에 논의를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공식 제안한 셈이다.

모병제 도입의 중요한 근거 중 하나는 다가오는 인구절벽이다. 주요 병역자원인 19~21세 남성이 2023년까지 100만4000명에서 76만8000명으로 급감하고, 2025년부터는 징병제를 유지할 수 없는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현행 징병제 하에서는 첨단 무기체계를 운용하는 강군 실현이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지금처럼 20개월 정도만 복무해선 정예군을 양성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있어 왔다.

모병제 전환으로 창출될 경제효과도 상당히 크다고 내다봤다. 민주연구원은 “징병제로 인한 학업·경력 단절 등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기회비용이 최대 15조7000억원이고, 모병제로 사병 18만명을 감축하면 국내총생산(GDP)이 16조5000억원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또 군 가산점 찬반 논란, 병역기피, 군 인권 학대 등 사회적 갈등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도 내세웠다.

그동안 모병제 이슈는 진영을 뛰어넘어 꾸준히 제기됐었다. 김영삼정부 때 국방 개혁 입안 과정에서 모병제가 검토됐고,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남경필 전 경기지사 등이 모병제 전환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지난 9월 “장기적 관점에서 인구 급감에 대비해 모병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반대로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군 내부에선 분단 상황에서 안보 위협이 여전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병력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또 모병제로 전환되면 가정형편이 어려운 젊은이들 위주로 군에 가게 돼 또 다른 차별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모병제 예산 확보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군 관계자는 “1명에게 매달 200만원을 주는 모병제를 도입하면 1년에 7조2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형평성에 대해 민감한 우리 사회에서 ‘없는 사람만 군대 간다’는 비판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총선 포퓰리즘’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에서 적어도 공정성이 지켜지는 부분이 징병제인데, 심사숙고 없이 모병제를 끌고 나와 중요한 병역 문제를 선거를 위한 또 하나의 도구로 만들 우려가 매우 크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민감한 이슈임을 감안,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다. 당 정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중장기적 차원에서 큰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당장 내년 총선에서 공약으로 제시할 수 있을지는 여론수렴 등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신재희 김경택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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