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과 수협, 축협 등 지역조합에서 각종 채용비리가 드러났다. 투명한 채용 절차 없이 직원 자녀를 뽑거나 임원이 점수 변경을 시도하기도 했다. 고객 예금을 빼돌린 조합원 자녀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황당한 사례도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산림청은 전국 609개 지역조합의 채용 실태를 조사해 채용비리 1040건을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 대상 지역조합은 농축협 500곳, 수협 47곳, 산림조합 62곳이다. 그동안 농협과 수협·산림조합 중앙회가 자체적으로 지역조합의 채용 실태를 조사했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정부에서 조사를 주도했다.

조사 결과 A축협은 2014년 영업지원직 2명을 뽑으면서 자체 홈페이지에만 공고하고 접수일을 하루로 제한했다. 이후 업무와 관련 있는 해당 지방자치단체 직원 자녀 2명을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2명은 2016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B농협은 2016년 지자체 직원 자녀를 영업지원직으로 선발한 뒤 지난해 일반계약직으로 전환했고, 다시 올해 6월 공개경쟁 절차를 건너뛴 채 기능직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C축협은 지난해 조합원의 친인척인 금융텔러와 재계약하는 과정에서 임원이 점수 변경을 지시했다. C축협은 2017년 계약직으로 채용한 조합원 자녀가 고객 예금을 빼돌렸는데 징계하지 않았다. 보직을 변경한 후 올해 1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주기도 했다. D수협의 2015년 채용에서는 필기시험 우수자가 탈락한 대신 임원 및 대의원의 연고지 응시자가 다수 합격했다. 이 지역조합의 2017년 채용에서도 합격자 다수가 임직원 등 관련자이거나 특정 지역 출신이었다.

정부는 비리 혐의 23건을 수사 의뢰하고 중요절차 위반 156건의 관련자에 대한 징계·문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단순 기준 위반 861건에는 주의·경고 조치 등을 취하기로 했다. 정부는 채용비리 근절을 위해 채용방식 대폭 전환, 채용 단계별 종합 개선대책 마련, 사후관리 강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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