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5·18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학살 책임에 대해 묻는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왼쪽 첫 번째)를 향해 “광주와 내가 무슨 상관이냐”며 따져 묻고 있다. 임한솔 부대표 제공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이유로 재판에 나오지 않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모습이 목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포착한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알츠하이머 환자일 수가 없다는 확신을 100% 갖고 있다”고 했다.

임 부대표는 8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명확하게 표현했다. 드라이버샷은 호쾌했고 아이언샷은 정교했다”고 말했다. 이어 “걸음걸이라든가 스윙하는 모습들이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굉장히 기력이 넘쳐보였다”고 덧붙였다.

임 부대표는 지난 7일 전 전 대통령이 부인 이순자 여사, 지인 등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임 부대표가 “광주 5·18 학살 책임에 대해 한말씀 해달라”고 하자 전 전 대통령은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 광주 학살에 대해서 나는 모른다”며 부인했다. 5·18 당시 발포 명령을 내렸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내가 발포 명령을 내릴 위치에도 있지 않은데 군에서 명령권도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하느냐”고 따졌다.

임 부대표는 라디오에서 “골프장에서 일하는 캐디분들의 말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의 경우 본인 타수를 절대 까먹거나 계산을 헷갈리는 법이 없다고 한다”며 “아주 또렷이 계산을 하는 것을 보면서 캐디들도 전 전 대통령이 치매가 아니라는 점을 다들 확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상이 공개되자 정치권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확대간부회의에서 “재판에 참석할 힘은 없고 골프채를 휘두를 힘은 있느냐”며 “‘광주가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말은 후안무치하다”고 일갈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평생이 망언으로 점철됐다”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도 논평을 내고 전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울 것을 촉구했다.

전 전 대통령은 ‘5·18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 등 건강상 이유로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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