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전용 헬기에서 내린 뒤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뜰)을 걸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진행된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에 근접했다고 밝히는 등 자신의 무역 치적을 자화자찬한 뒤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 공개 청문회가 13일 오전 10시(현지시간·한국시간 14일 0시)에 시작됐다. 청문 절차가 민주당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비공개 청문회에 응했던 증인 15명 중 11명이 공개 증언대에 오른다. 미국 국민들로서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증언을 TV를 통해 가감 없이 듣고 판단을 내릴 기회를 얻는 셈이다.

TV 청문회는 ‘트럼프 탄핵’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다. 민주당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자진 사퇴할 수밖에 없었던 1973년 ‘워터게이트 청문회’의 2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링에 눕힐 결정적 한방이 터져 나오길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TV 청문회에서 국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구사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라틴어인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대가 또는 보상) 대신 ‘강요’나 ‘뇌물수수’ 등 범죄 혐의가 뚜렷하고 많이 알려진 용어를 쓰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짐 하임스 의원은 NBC 인터뷰에서 “퀴드 프로 쿼는 잊으라”고 말했다.

그러나 TV 청문회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디어 환경이 달라진 데다 미국이 양극단으로 갈라진 상황에서 탄핵 찬반에 대한 기존 입장만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AP통신은 탄핵 찬반에 대해 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바꿀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또 과거에 비해 지금은 인터넷과 SNS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TV 청문회의 파급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청문회 실시 전날인 12일 폭풍 트윗을 올렸다. 그는 증인들에 대해 “많은 사람은 트럼프 지지자가 아니거나, 그들의 변호인이 트럼프 지지자가 아니다”라고 비난하고,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공개 청문회 증언대에 세우라고 촉구했다.

13일 첫 공개 증언대에 선 인물은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다. 두 사람 모두 비공개 청문회에 각각 나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인물이다.

테일러 대사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동기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보류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민주당 대선 유력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뒷조사에 나서도록 압박하기 위해 군사지원을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의미다. 켄트 부차관보는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가 비협조적이었던 마리 요바노비치 전 주우크라이나 미국대사의 경질 전에 거짓말과 잘못된 정보로 가득찬 비방전을 펼쳤다”고 증언했다.

15일에는 마리 요바노비치 전 대사가 공개 청문회에 출석한다.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지난 5월 경질됐다. 루디 줄리아니가 그의 경질을 획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어서 그의 입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다음 주에도 공개 청문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2차 공개 청문회를 오는 19~21일 사흘 동안 열겠다고 밝혔다. 증인으로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파견 근무자인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 특별보좌관인 제니퍼 윌리엄스, 커트 볼커 전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 등 8명이 출석할 예정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조성은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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