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하나님의 선물] “위기의 이웃 살리는 선한 사마리아인 되자” 이랜드의 특별한 나눔

<2부> 빌드업 생명존중문화 ⑪ 이랜드그룹의 선한 이웃 프로젝트

김욱 이랜드재단 사무국장이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이랜드그룹의 나눔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기업의 순이익 가운데 10%를 무조건 사회 환원에 쓴다.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쓰기 위해서 일한다’가 모토이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자는 미션을 내세우며 누가복음 속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이랜드그룹의 선한 이웃 프로젝트를 돕는 이랜드재단의 이야기다.

이랜드재단 김욱(49) 사무국장을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사회복지사인 그는 이랜드그룹 공채 출신이다. 패션사업부를 거쳐 40대에 재단으로 발령받은 그가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털어놓았다. 김 국장은 서울 한국중앙교회 안수집사로 주일마다 성가대에 선다.

“재단에 오기 전 우연히 한 가정을 알게 됐습니다. 중학생 자녀 2명을 둔 가정이었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허리를 다쳐 일을 못 하게 됐습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아니었음에도 가장이 쓰러지니 갑자기 생계가 막막해진 겁니다. 수술비 300만~500만원이 없어 가장이 집안에 누워있다는 말을 듣고, 아내와 상의해 이를 감당했습니다. 수술 후 일어선 이 가장은 친척들의 도움으로 트럭을 마련해 생계를 이어가게 됐습니다. 급작스러운 위기에 닥친 가정을 돕는, 적은 노력이 가족 구성원 전체를 더 큰 나락으로 빠지지 않게 하는 디딤돌이 된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이랜드재단이 35년째 이어오고 있는 ‘인큐베이팅 위기가정 지원사업’이 바로 이런 모델이다. 질병 사망 사고 화재 등으로 갑작스레 위기상황에 처한 복지 사각지대 가정에 치료비 주거비 생계비 교육비를 직접 지원해 역경을 극복할 수 있게 돕는다. 무보수 협력 간사 10여명과 전문심사위원단이 신청과 현장실사를 진행해 10일 안에 위기 상황을 해결하도록 조처한다. 이 역시 급작스러운 어려움으로 낙담하거나 자칫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릴 수도 있는 이웃을 예방적으로 돕는 생명존중 활동이다.

지난해에만 총 564가정에 2억480만원을 지원했다. 35년간 누적으로 보면 1만3277가정에 140억원을 지원했다. 김 국장은 “위기가정 현장을 찾아 돕고 이후에도 다시 찾아 보살피는 일은 주로 목회자 사모님들과 그룹홈 경력자분들이 무보수로 도와주신다”면서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 후손 가운데 반지하 등에 거주하는 빈곤 가정을 지원하는 일을 했다”고 밝혔다.

이랜드그룹은 계열사별로 매년 결산을 통해 순수익을 집계하고 이 가운데 10분의 1을 재단법인 이랜드재단과 사회복지법인 이랜드복지재단, 사단법인 아시안미션 등에 보낸다. 이랜드재단은 한 생명이라도 놓칠 수 없다는 정신으로 국내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이웃을 돕는 활동을 하고, 이랜드복지재단은 직접 전국 10곳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는 동시에 해외 사회공헌활동에 주력한다. 아시안미션은 해외 선교사를 돕는 법인이다. 지난해의 경우 이월금 적립분을 제외하고 160억원 이상을 이렇게 썼다. 4대 그룹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돈을 사회공헌에 흘려보내는 그룹에 속한다.

위쪽 사진은 노숙인 무료 급식과 의복 선물을 위해 모인 봉사자들. 아래쪽 사진은 쪽방촌을 방문하는 모습. 이랜드재단 제공

이랜드 계열사별 나눔 프로젝트도 이랜드재단 조율 아래 동시다발로 진행 중이다. 이랜드월드의 의류 브랜드 스파오는 노숙인과 쪽방촌 주민들을 위해 여름 쿨테크, 겨울 웜테크 의복을 지원한다. 여성 정장 브랜드 미쏘는 보육시설에서 퇴소한 뒤 취업에 나서는 여학생들을 위해 면접 정장과 주얼리 세트를 지원하는 ‘굿럭굿잡(Good Luck Good Job)’ 캠페인을 한다.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는 리커버리야구단과 협력해 노숙인과 취약청년 야구단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이랜드리테일은 삼광쌀을 출시했는데 1포가 판매될 때마다 1000원을 기부해 저소득층 결식아동 지원 사업에 힘을 보탠다.

이 밖에 좋은교사운동과 함께하는 장학사업, 미혼모를 위한 코코몽 텀블벅 제품 판매, 저소득층 아동 생일파티 지원을 위한 외식 상품권 기부, 학대 피해 아동 심리치료 지원을 위한 슈펜 마리몬드 협업 제품 판매, 장애인 취업 근로 지원을 위한 헌 옷 기부 캠페인 등이 동시에 진행된다.

이들 사업에는 아무리 어려워도 소중한 삶을 포기하지 말고 다시 일어서자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고객이 물품을 사거나 댓글로 관심을 표현하면 기업이 매칭으로 기부액을 늘리는 방식도 적용한다. 이랜드재단 전하예 간사는 “선한 이웃이 되고자 하는 의지를 고객들에게 알리고 고객과 함께 매칭으로 기부해 효과를 배로 늘리는 프로젝트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단은 그동안 선한 사마리아인을 본받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주력했지만, 선한 사마리아인 자체를 돕는 일도 확대하는 중이다. 생명을 구하러 재난 현장에 뛰어드는 소방관들의 재충전을 위해 해마다 소방관 600가정을 이랜드계열 호텔에서 3박 4일간 쉬게 하는 프로젝트가 이미 시작됐다. 김 국장은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생명을 살리기 위해 헌신하고 수고하는 이웃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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