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독교 역사는 한국교회가 성찰해야할 거울이다

미국 기독교사/시드니 알스트롬 지음/김영재 옮김/이재근 감수/복있는 사람

30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트리니티교회. 세계 금융의 중심지 속에 놓인 교회의 모습이 이채롭다. 게티이미지

기독교를 기준 삼아 미국의 종교지형도를 세밀하고도 방대하게 그려낸 책이다. 미국 기독교 역사 연구의 전설로 불리는 시드니 알스트롬(1919~1984)이 10년간 집필해 1972년 발간했다. 지금도 미국 기독교사의 교과서로 꼽힐 정도로 빼어난 책이다. 분량도 예사롭지 않다. 1584쪽. 흔히 말하는 ‘벽돌책’이다.


원제는 ‘미국인의 종교사’(A Religious History of the American People)이나 역자 김영재 전 합동신학대학원대 교수가 지금의 제목으로 번역했다. 미국은 유럽의 기독교 이민자가 세운 나라이고, 60년대 미국인에게 있어 종교는 곧 기독교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은 청교도 신앙으로 대표되는 개신교 교파뿐 아니라 가톨릭 유대교 정교회부터 크리스천사이언스 등 사이비까지 망라한다.

청교도 전통에 복음주의 합리주의 물질만능주의 세속주의가 공존하는 곳, 다인종·다민족·다문화 사회로 표현되는 미국의 기독교사는 한국교회에 어떤 영감을 줄 수 있을까. 역자와 감수자 이재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교수에게 내용도, 크기도 묵직한 이 책의 음미법을 물었다. 인터뷰는 지난 11~12일 이메일과 전화로 진행됐다.

-미국 기독교사가 한국교회에 왜 중요한가.

김영재 교수=여러 교파에 속한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각자의 신앙적 정체성을 알려면 교회 역사와 신앙적 전통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에 수많은 선교사를 보내고, 교파 특성에 따른 신앙을 이식해 한국교회를 세운 곳이 바로 미국교회다. 미국 기독교사를 아는 건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하다. 신학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철학 등 당대 사상에 대해서도 충실히 기술해 미국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출간 이듬해 철학 및 종교 분야 전미도서상을 수상했다. 책의 특징은.

김 교수=이민의 나라 미국을 가리켜 용광로라고 하지만, 당시 유럽 이민자가 가져온 신앙 양태가 하나로 융합된 건 아니었다. 각 인종·교파 교회가 제각각 공존했다. 이들 교회는 ‘국가와 종교의 분리’ 원칙과 이를 보장해주는 헌법 아래 평등한 권리를 보장받으며 성장했고 미국의 정치 사회 문화를 형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런 역사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상세히 두루 고찰할 뿐 아니라 흑인교회 및 아시아 등 여러 지역의 종교 유입과 정착 역사도 기록했다. 교파와 종교별 신학과 신앙 전통을 편견 없이 서술한 점도 특징이다.

-2004년 2판이 나오기까지 한 차례도 개정이나 수정이 없었다. 아쉬운 점은.

이재근 교수=60년대 이후 미국 기독교사가 단 한 장만 들어갔다는 점이다. 전체 분량에 비해 매우 압축적이다. 미국의 지난 300년보다 최근 30~40년의 변화상이 더 변화무쌍한데, 이 점이 아쉽다.

-한국교회가 눈 여겨봐야 할 내용은.

이 교수=미국 기독교에선 300년 걸린 역사 변화의 양상이 우리나라에선 100년 내 일어났다. 한국교회는 앞으로도 미국교회보다 더 압축적인 경험을 할 것이다. 같은 형태는 아니겠으나 한국교회도 다양한 환경에 노출될 수 있다는 걸 참고했으면 한다. 다만 그 변화가 아주 새로운 건 아니고 역사가 오랜 미국·유럽의 교회가 이미 겪은 일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참고해 변화에 대비할 수 있다고 본다.

-일반 성도에게도 유익할까.

김 교수=종교개혁사 부분은 간명하게 역사의 요점을 복습하게 해준다. 책의 목록 가운데 여러 교파의 역사가 충분히 제공돼 있으므로, 각자가 속한 교파나 관심이 가는 부분을 선별해 보면 좋을 것이다. 이를테면 정치 사회 문화 및 인디언과 흑백 갈등 문제, 이단 종파 운동 등이다. 여러 교파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이 속한 교파의 전통과 신앙을 성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 교수=참고자료부터 차례로 읽는 것도 이 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다. 미국 현대사 전문가 마크 놀의 저서를 읽은 뒤 이 책을 읽는 식이다. 교회에서 독서 소그룹을 만들어 함께 읽는다면 더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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