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 제공

한방 난임치료가 양방 난임치료 못지않은 효과가 있다는 한의학계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어느 한방병원을 가든 비슷한 치료가 이뤄지는 ‘표준화’가 가능하면 국가가 한방 난임치료 비용을 일부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동일 동국대일산한방병원 한방여성의학과 교수는 최근 4년간 난임여성 90명을 대상으로 한방 난임치료를 진행한 결과 13명이 임신에 성공했고 이 중 7명이 아기를 낳았다고 14일 밝혔다.

김 교수는 보건복지부에서 예산 6억2000만원을 지원받아 2015년 6월 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한방 난임치료의 효과를 연구했다. 동국대 경희대 원광대 3개 한방의료기관에서 만 20~44세의 난임 여성 100명을 모집해 중도 이탈한 10명을 제외한 90명에게 치료를 제공했다.

그 결과 13명이 임신해 14.4% 성공률을 기록했다. 복지부의 2016년 난임부부 지원사업에서 나타난 임신율 13.9%와 비슷한 수치다. 난임부부 지원사업은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시 건강보험으로 본인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한방 치료로 임신에 성공한 여성 수는 30~34세가 7명으로 가장 많았고 35~39세 4명, 20~29세 2명 순이었다. 임신율로는 20~29세 50%, 30~34세 24.1%, 35~39세 9.3% 순이었다. 김 교수는 “연령대가 높은 환자는 이전에 난임치료를 받은 경험이 많아 상대적으로 가임력이 저하된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 교수는 특히 난임치료 경험이 없는 집단에서 임신 가능성이 컸다는 데 주목했다. 과거 양방 난임치료만 경험한 여성 38명 중 3명(7.9%)이, 양방과 한방 난임치료를 모두 받은 여성 36명 중 6명(16.7%)이 각각 임신에 성공했는데 난임치료 경험이 전혀 없는 여성 15명 중에서는 26.7%에 해당하는 4명이 임신했다. 김 교수는 “한방 난임치료가 보완적 치료뿐 아니라 1차 의료로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고 해석했다.

한방 난임치료의 원리는 전체적으로 임신하기 좋은 몸 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침구 치료로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배란을 촉진하며 약물치료를 통해 골반 혈류를 개선한다. 난소 기능을 개선하고 난소 노화를 없애는 효과도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양방 난임치료자 중 80% 이상이 정부 지원을 받았다”며 “한방 치료에 대한 국가 지원이 없어 환자들이 한방보다 양방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난임치료에 쓰이는 침술이나 한약을 표준화할 수 있는지 우선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조만간 표준임상진료지침 관련 회의를 열 예정”이라며 “지침이 만들어져 비용 추계가 가능하면 국가 지원 여부와 수준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개인 체질을 중시하는 한의약 특성상 표준화는 미흡한 실정”이라면서도 “이번 연구에서 난임치료에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한약 처방과 침 뜸 시술을 적용해 이를 기반으로 치료의 보편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나랏돈을 투입해 시범사업을 하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며 “나이가 들수록 임신이 더욱 어려운데 입증되지 않은 치료에 1~2년 참여한 여성에게는 그만큼 임신할 기회가 박탈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