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병역기피 논란으로 17년간 입국이 금지됐던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3·사진)이 15일 정부의 비자 발급 거부가 위법하다는 파기환송심 결과를 받았다. 한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지만 외교부가 이날 판결에 불복, 재상고 방침을 밝혀 실제 입국까지는 다시 적지 않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행정10부(부장판사 한창훈)는 이날 유씨가 외교부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LA총영사관의) 사증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지난 7월 이 사건을 돌려보낸 대법원과 비슷한 취지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민이었던 원고를 기간을 정하지 않고 입국 금지하는 건 가혹하고 오랫동안 비난을 받아 나름대로 대가를 치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4개월 전 대법원은 “LA총영사관이 법무부 장관의 입국 금지 결정을 유일한 이유로 사증발급을 거부한 것은 재량권을 제대로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판결대로라면 유씨는 LA총영사관에서 비자 발급 재검토를 받게 된다. 법적 장애물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현행 재외동포법은 병역기피 목적으로 외국인이 됐더라도 41세가 되면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한다.

그렇지만 유씨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의 걸림돌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외교부는 판결이 나오자마자 “대법원에 재상고해 최종 판결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그의 입국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재상고 시 최종 판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최소 수개월 더 늘어나게 된다. 대법원이 다시 유씨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정부는 다른 이유로 입국을 거부할 수 있다. 이 경우 유씨는 다시 소송하든 입국을 포기하든 선택을 해야 한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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