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신곡을 발표하는 윤종신의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는 대중음악계에 건강한 자극이 됐다. 가수 겸 프로듀서 이든은 ‘이든 스타더스트’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다달이 새 싱글을 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조규찬은 지난해 7월 ‘비 온 날’을 시작으로 이달까지 부지런히 신곡을 출시하는 중이다. 국악 퓨전 트리오 뮤르는 올해 1월부터 매월 싱글을 선보이는 ‘다달달달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여러 뮤지션이 윤종신을 따라 성실하게 창작열을 불태우는 업무에 뛰어들었다.

듀오 공일오비 또한 윤종신의 영향을 받았다. 정석원과 장호일로 이뤄진 이 팀은 지난해 3월부터 ‘뉴 에디션’이라는 간판을 걸고 달마다 싱글을 출품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그동안 낸 노래들을 엮어 ‘이어북 2018(Yearbook 2018)’을 냈다. 7집(2006) 이후 13년 만에 내놓은 정규 음반이었다.


앨범에는 리메이크 노래도 세 곡 실렸다. 공일오비는 지난해 5월 박재정을 객원 가수로 초청한 ‘5월 12일’을 필두로 독특하게도 자신들의 노래를 새롭게 다시 만드는 ‘더 레거시’ 시리즈를 병행하고 있다. 이전에 누구도 한 적 없는 독자적인 활동이라서 흥미롭다.

이들의 리메이크에는 구태의연함이 없다. 참신한 편곡, 원곡과 다른 보컬리스트 기용, 개사 등을 통해 원본과는 확실히 구별되는 모양을 낸다. 건성으로 우려먹는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처음만 힘들지’는 1980년대 전자오락 배경음악을 모태로 통기타가 리드하는 아기자기한 포크 록으로 변형됐다. ‘1월부터 6월까지’는 멜로디는 그대로 유지하되 화자의 성별과 시선, 시간을 바꿔 새 스토리를 펼치는 곡으로 재탄생했다.

과거를 누비는 2019년의 신곡들도 근사하다. 장거리 연애를 하는 커플의 사연을 다룬 ‘325km’는 90년대에 널리 쓰인 악기들을 활용해 그 시절 팝 발라드의 톤을 되살렸다. ‘동백꽃’은 60년대의 투박한 사이키델릭 록을, ‘넌 내게 모욕을 줬어’는 80,90년대에 유행한 힙합과 R&B의 퓨전 뉴 잭 스윙을 훌륭하게 복원했다.

90년에 데뷔한 공일오비는 음악에서 아쉬움을 안긴 적이 거의 없다. 프로그레시브 록, 팝 록, 힙합, 재즈 퓨전, 전자음악, 아카펠라 등 다양한 형식을 넘나들었으며, 곡의 구조까지 튼튼했다. 보통 가수들처럼 사랑이 가사의 주요 테마였지만 표현은 결코 상투적이지 않았다. 어떤 노래들은 사회상도 지혜롭게 반영했다. 객원 가수 체제를 통해 실력 좋은 신인들도 꾸준히 소개했다.

데뷔 30주년을 앞둔 중견임에도 연차만 쌓였을 뿐 답보하는 추억의 선배가 아니다. 공일오비의 음악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남다른 총기를 보유한 이들이 이제는 근면성까지 발휘하고 있다. 공일오비의 매달 싱글을 내는 프로젝트는 후배 뮤지션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한동윤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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