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한 지방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2021년부터 1조3000억원에 이르는 토지보상비가 풀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3개 노선 사업에도 약 5400억원의 토지보상비가 잠정 책정됐다.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 외에도 두 사업의 보상비가 전국 부동산시장을 뒤흔들 ‘뇌관’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17일 국토교통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예타를 면제한 사업 중 국토부 소관은 15개다. 총 사업비 19조7850억원 규모로 2021년부터 보상작업에 들어간다. 국토부가 보상비로 책정한 금액만 1조2975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 1월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24조원 규모에 이르는 SOC사업의 예타를 면제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본격 사업에 착수하면서 2021~2022년 순차적으로 보상비를 지급할 예정이다.

보상비가 가장 큰 예타 면제 사업은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연장 172.4㎞)다. 4조6562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보상비로 3029억원을 지급한다. 2022년 7월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 보상비도 같은 시기 풀릴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 8251억원을 책정한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연장 14.2㎞) 건설 사업도 보상비로 2206억원을 책정했다. 2022년 12월 보상비가 지급될 예정이다. 부산신항과 주변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땅값이 높은 지역에서 공사를 하기 때문에 사업비 대비 보상비 규모가 큰 편이다.

세종~청주 고속도로(연장 20㎞) 건설 사업에도 1162억원의 보상비가 들어간다. 8013억원을 들여 세종시 연서면과 청주시 남이면을 잇는 고속도로를 짓는 사업이다. 사업계획적정성 검토가 마무리돼 2022년 12월 공사를 시작한다. 사업비 9865억원을 들이는 울산 외곽순환도로(미호JCT~강동IC) 사업도 보상비로 1365억원을 책정했다.


여기에다 수도권을 관통하는 지하고속철도를 놓는 GTX 사업도 보상비 규모가 만만치 않다. 노선 자체가 서울을 지나는 데다 수도권 곳곳에 역을 만들기 때문에 보상비가 직접적으로 수도권 부동산시장에 풀릴 수밖에 없다. 유동성이 수도권 부동산시장에 한꺼번에 유입되면 땅값이나 주택가격 상승에 미칠 파장이 지방에서 진행하는 예타 면제 사업보다 클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A~C 3개 노선 보상비만 5416억원(A노선 1131억원, B노선 2736억원, C노선 1549억원)으로 추산된다. 공사에 들어간 A노선의 보상비는 올해 800억원, 내년에 331억원이 집행될 계획이다. C노선 보상비는 2022년부터, B노선은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풀릴 예정이다. 향후 수도권 지가 상승에 따라 보상비 규모가 늘 수도 있다.

다만 국토부는 이들 보상금이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이 미미하다고 판단한다. 3기 신도시 보상금에 비해 규모가 적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보상금의 현금 비율을 40% 수준으로 낮추는 걸 핵심으로 한 유동성 관리 방안을 내부적으로 마련해놓고 발표시기를 가늠하고 있는 상태다(2019년 11월 13일 1~3면 참조). 국토부는 “보상금 규모는 향후 감정평가 등을 거쳐야 하는 사항으로 현 단계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유동성 관리 방안도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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