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세대’(30대 때 정치를 시작해 현재는 50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 핵심 인사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여당 내 386세대 용퇴론이 확산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386세대에 대해서는 임 전 실장 불출마 선언이 있기 전에도 교체론이 계속 제기돼 왔었다.

386세대는 2004년 총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학생운동 지도부가 여의도에 대거 입성하며 정치권의 신주류로 부상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우상호·윤호중·김현미·조정식·김태년·최재성 의원 등이 그들이다. 하지만 386세대의 권력 장악이 15년 넘게 이어지자 혁신의 상징이었던 386세대는 역으로 쇄신의 대상이 됐다. 특히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정국을 거치며 민주당 386세대 책임론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초선 의원인 표창원·이철희 의원이 불출마를 공식화했을 뿐 386세대 등 다선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386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인 임 전 실장의 불출마 선언은 용퇴론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철희 의원은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임 전 실장은 여권 주류, 기득권 세력이라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민주당 내 386세대 용퇴론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제 386세대는 자리를 비워줄 때가 됐다”며 “등산도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힘들다. 내려올 때 뭉그적거리면 다친다. 부지런히 올라갔으니 이제는 내려와서 멋있게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도 ‘불출마 러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그동안 민주당 인적 구성을 놓고 운동권 출신들의 대표성이 과다하고 청년층이 부재하며 전문가 집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임 전 실장 불출마를 계기로 불출마 의원들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해당 지역구에 어떤 인물을 새롭게 배치하느냐를 더 고민해 인적 쇄신을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386세대의 일괄 청산만이 쇄신을 위한 답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3선이다 4선이다 이런 인적 쇄신으로만 혁신의 모습이 나타날 수 있는 건지, 더 큰 가치와 새로운 정치 문화의 정립으로 혁신할 수 있는 지혜는 없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불출마가 이어지는 것보다는 좀 더 새로운 정치를 구상할 수 있는 지혜를 모으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인적 쇄신의 궁극적 목표가 총선에서의 승리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수도권은 함부로 물갈이하면 실패한다. 지금 그 사람이 아니면 당선이 안 되는 곳들이 있다”며 “지난 총선 때 서울 몇 지역구는 여당으로선 도저히 질 수 없는 곳이었는데 물갈이를 잘못했다가 자유한국당에 모두 넘겨주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물갈이를 하는 이유는 결국 선거에서 이기기 위함”이라며 “당선이 안 되면 잘못된 공천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가현 신재희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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