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청와대 재임 시절 모습. 임 전 실장은 17일 SNS를 통해 “이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며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뉴시스

소위 ‘운동권 간판 얼굴’로 꼽히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1988년 한양대 총학생회장과 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을 지냈다. 89년 ‘임수경 방북 사건’을 주도해 유명세를 탔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임 전 실장 불출마 소식에 대해 “학생운동 할 때도 (경찰 포위망을 피해)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더니 불출마 선언도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의 정치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데뷔는 화려했다. 2000년 16대 총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대교체론에 따라 민주당에 입당해 만 34세의 나이로 국회의원이 됐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이 일었던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서울 성동을 지역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지만, 18대 총선에서는 낙선했다.

이후 그는 당내에서 활동하며 입지를 다졌고, 19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에 의해 사무총장으로 발탁됐다. 하지만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1심 유죄 판결을 받아 총선 출마가 좌절됐고, 사무총장 자리도 한달반 만에 자진사퇴했다. 2014년 최종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정치적 재기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통해 이뤄졌다. 임 전 실장은 2014년 6·4 지방선거 캠프에서 활약했고 박 시장 당선 이후엔 2015년까지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재직했다. 20대 총선 때 서울 은평을 출마를 선언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강병원 후보에게 패하고 만다.

내리 세 번의 총선에서 원내 진입에 실패했던 그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캠프의 후보 비서실장으로 낙점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임 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한 2년 남짓한 시간은 제 인생 최고의 기쁨이고 보람”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문재인정부 ‘초대·최연소’ 대통령 비서실장이 됐고 여권 차기 잠룡으로 꼽히기도 했다.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임 전 실장의 입장 표명이) 너무 갑작스럽다. 전혀 (의중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상당히 중요한 자원인데 어떻게 보면 (당의) 손실일 수 있다”며 사견임을 전제로 “(당이) 만류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이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고 했지만 향후 남북 관계 상황에 따라 통일부 장관 등으로 기용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가 대권으로 직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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