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한국의 언론은 많은 이들에게 조롱과 지탄의 대상이 됐다. 온라인 댓글에는 기자를 업신여기는 ‘기레기’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가짜뉴스를 둘러싼 논란도 끊임없이 불거진다. 그야말로 언론의 위상은 갈수록 추락하는 분위기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 걸까.

최근 서점가에는 저널리즘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는 책이 등장했다. 제목은 ‘현대저널리즘’(경연사·표지). 밋밋한 표지에 딱딱한 제목이 달렸지만 어렵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무엇보다 저널리즘의 세계가 얼마나 복잡다단한 얼개를 띠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연합뉴스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내디딘 뒤 국민일보에서 사회부장 정치부장 편집국장을 역임한 박인환 동명대 객원교수다. 책은 그가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한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부제는 ‘열 가지 쟁점과 충돌’. 박 교수는 뉴스의 가치는 어디에 있으며, 언론과 권력 사이의 힘겨루기는 어떤 형태로 전개되는지 들려준다. 국민의 알 권리가 국익이나 프라이버시권과 충돌한 사례를 일별하고, 기자윤리의 핵심을 면밀하게 살피기도 한다. 언론에서 취재원을 보호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광고를 통해 기업이 언론사에 어떤 방식으로 압력을 행사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서점가에 차고 넘치는 일반적인 저널리즘 개론서와도 결이 다른 신간이다. 박 교수는 “전공 서적이 갖는 전문성은 충분히 드러내면서, 정리는 기사 쓰듯이 간결하고 압축적으로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어쩌면 지루하게 느껴질 만한 책이지만 그렇지 않다. 특히 각 주제에 걸맞은 사례를 곁들인 대목은 책의 가독성을 크게 끌어올린다. 한국 언론이 처한 현실도 실감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이런저런 군더더기를 싹 빼고 저널리즘 쟁점이라는 ‘본론’만을 다루려고 했다. 기자로서 일한 현장 경험을 접목하고, 시사 이슈를 가미해 조금이라도 살아있는 전문서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널리즘의 핵심 주제와 관련해 이론을 설명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실제 있었던 뉴스와 결부시키려고 했다”며 “저널리즘을 전공하는 학생이나 언론인이 아니더라도 흥미롭게 읽을 만한 책”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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