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가 6년 만에 선보이는 ‘겨울왕국’의 후속편인 ‘겨울왕국2’의 한 장면.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전편 못지않은 화려한 스케일과 묵직한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엘사가 돌아왔다. 무려 6년 만이다. 2013년 ‘렛잇고’로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 소녀는 얼음 마법을 쓰는 아렌델 왕국의 여왕이다. 씩씩한 여동생 안나, 발랄한 눈사람 올라프, 듬직한 크리스토프와 순록 스벤도 함께 돌아왔다. 21일 개봉하는 영화 ‘겨울왕국2’를 통해서다. 예매율 80%로 화제 몰이 중인 이 작품에 지금 쏟아지는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전편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가.’

겨울왕국의 인기는 그야말로 엄청났다. 애니메이션 최초로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달성했고, 렛잇고 등 모든 OST가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엘사 원피스와 안나 요술봉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어른들도 열광했는데, 끈끈한 자매애로 난관을 극복하는 동화에는 보편적 공감의 힘이 있었다.

18일 언론시사회에서 베일을 벗은 겨울왕국2는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보여줬다. 전편 제작진이 총출동한 극으로 엘사가 쓰는 마법의 근원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왕국이 위기에 처하자 엘사는 동료들과 모험을 떠나는데, 상처받으면서도 서로를 믿으며 성장해나가는 스토리가 진한 감동을 안긴다.

눈길을 끄는 건 영화가 전편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전 스토리를 조각낸 후 이를 더 큰 세계관의 퍼즐로 매끄럽게 포섭하면서 ‘전편만한 속편 없다’는 속설을 간단히 깨부순다. 모험에는 북유럽 신화 같은 물·불·바람·땅의 정령들이 등장하고, ‘마법의 숲’이란 새 세계관 속 대서사시가 펼쳐진다. 전편이 동화였다면, 이번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엘사와 씩씩하게 위기를 극복하는 안나가 각각 신화적이고 동화적인 서사 틀을 이루면서 보다 체계적이고 풍성한 텍스트가 됐다. 문명과 비문명, 환경과 발전 등 다양한 결로도 읽어낼 수 있다.

모노톤의 전편과 달리 가을을 배경으로 한 형형색색의 시퀀스도 속편의 장점이다. 모아이 석상을 닮은 땅의 정령, 거대한 파도 위로 펼쳐지는 얼음 마법 등 장관이 103분간 간단없이 이어진다. 엘사와 안나는 한층 성숙해졌고, 올라프도 여전히 귀엽다. 특히 불의 정령 브루니가 깜찍해서 인형 등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엘사의 주제곡인 ‘인투 더 언노운(Into The Unknown)’이 렛잇고 만큼 강렬한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갈릴 것 같다. 미국에선 렛잇고를 불렀던 이디나 멘젤이, 한국에선 ‘소녀시대’ 태연이 불렀다. 새 OST 7곡 중 ‘올 이즈 파운드(All Is Found)’ ‘로스트 인 더 우즈(Lost In the Woods)’가 특히 인상적이다. 사운드트랙이 풍성해진 것만큼은 확실하다.

일반 영화 같은 꽉 짜인 개연성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전편을 모르면 따라가기 벅찰 법도 하다. 그럼에도 호응은 대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랑이 중요하다’는 뻔한 동화를 이처럼 뻔하지 않게 풀어내기란 어려운 일이어서다. 크리스 벅 감독은 “이 작품엔 어떤 삶을 살아나가야 하는지를 찾아가는 심오한 감정선이 들어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어른들도 코끝 찡할 부분이 적지 않다. 올라프의 발랄한 쿠키 영상이 극장 문을 나서는 관객의 등을 토닥여준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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