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당신은 빨리 움직여야 하며 (비핵화) 합의를 이뤄야 한다”면서 “곧 보자(See you soon)”는 트위터 글을 올렸다. 한·미 국방장관이 연합공중훈련 전격 연기를 발표한 지 10시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 보자”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전달한 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8일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거론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메시지를 거론하면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향해 ‘미친 개는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한다’고 한 논평과 관련한 트위터 글을 인용하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원장님, 조 바이든은 졸리고 아주 느릴 수 있지만, ‘미친 개’는 아니며 사실 그보다는 낫다”고 비꼬는 말로 트위터 글을 시작했다. 이어 “나는 당신이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당신은 빨리 움직여야 하며 합의를 이뤄야 한다. 곧 보자”고 전했다.

북한이 강력하게 반대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한 만큼 북한도 진전된 움직임을 취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만이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 보장, 경제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달 5일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결렬 이후 북한 문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한 달 반 만에 입을 다시 열면서 대화 손짓을 한 것이다.

연합공중훈련 연기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트위터 글이 나오면서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점도 눈길을 끈다. 북한은 올해 연말을 시한으로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압박해 왔다. 미국의 적극적인 액션으로 연말 안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북한 당국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18일 칼럼에서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을 때가 됐다”며 “그가 평양을 방문하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장면도 그려보곤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한 뒤 나온 언급이어서 주목된다.

김 외무성 고문은 담화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보면서 새로운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시사하는 의미로 해석했다”면서도 “미국은 저들에게 유리한 시간벌이만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우리에게 무익한 그러한 회담에 더 이상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며 “미국이 진정으로 우리와의 대화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우리를 적으로 보는 정책부터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향한 구애로 ‘1석 2조’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외교 치적 쌓기에 돌입하는 한편 미국 내 정치 상황도 계산에 넣은 것으로 분석된다. 탄핵 조사에 쏠린 미국민의 관심을 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이를 보여주듯 그는 북한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격한 것을 크게 반겼다.

한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이 러시아로 떠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전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앞두고 러시아와 사전협의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이상헌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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