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이 국제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역대 행정부가 41년 동안 유지해 온 입장을 뒤집었을 뿐만 아니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등 국제규범과도 합치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연정 구성 실패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구원하기 위해 다시 지원사격을 해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 정착촌과 관련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접근법을 뒤집을 것”이라며 “이스라엘 민간인의 서안지구 정착촌 설립은 그 자체로서는 국제법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점령했다. 그전에는 요르단 지배하에 있었으나 국제법적으로 공인되지는 않았다. 팔레스타인 측은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가자지구를 영토로 삼아 독립국가를 수립하기 원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요르단강 서안에 들여보내 정착촌을 건설하고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양측 간 영토분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이던 1978년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이 국제법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3년 뒤인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인터뷰에서 “정착촌 건설은 불필요한 도발”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불법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점령을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임기 말인 2016년 12월 정착촌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가결을 묵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서안지구 정착촌 건설에 대한 미국의 공식입장은 수십년 동안 모순돼 왔다”며 “1978년 카터 행정부는 정착촌이 국제법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선언했지만 레이건 전 대통령은 이런 입장에 반대되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적 논쟁의 모든 측면을 면밀히 연구한 결과 트럼프 행정부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입장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측은 즉각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당국은 성명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 발언이 “국제법에 완전히 어긋난다”고 밝혔다. 인접국인 요르단도 미국의 입장 변화가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