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이야기에 늘 끌리는 것 같아요. 이 작품을 하면서 시청자들께 ‘위로받았다’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어요. 덕분에 저까지 따뜻해졌죠.”

그룹 걸스데이 출신 가수 겸 배우 이혜리(25·사진)는 ‘청일전자 미쓰리’(tvN)를 끝맺은 소회를 이렇게 전했다. 지난 14일 종영한 극은 위기의 중소기업을 다시 일으키려는 오합지졸 직원들의 고군분투를 그렸다. 여기서 하루아침에 회사 대표가 된 말단 경리직원 이선심 역을 맡은 이혜리는 사회초년생의 고충과 성장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안방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18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연기하면서 혼자 슬픔을 삭이곤 했던 신인 때의 모습이 떠오르곤 했다”며 “그만큼 욕심났던 캐릭터인데, 큰 사랑을 받아 선심에게 고맙다”고 했다.

드라마 촬영이 반년 동안 진행됐는데, 사전 준비에만 3개월을 들였다. 제작진과 중소공장을 방문하고 일부러 살도 찌웠다. 이혜리는 “선심의 실제 삶은 어떨까 떠올려봤다”며 “신입사원인 친구들을 보며 열심히 연구했다”고 전했다.

2010년 걸스데이 멤버로 데뷔한 이혜리는 영화와 드라마, 예능을 넘나들며 활약해왔다. 주로 공감 가득한 배역을 소화하며 박수를 받았는데, 최고는 역시 ‘응답하라 1988’(tvN)의 쾌활했던 성덕선이었다. 워낙 강렬해서 이선심을 두고도 ‘취업한 덕선 같다’는 평이 달리기도 했다. 그런 평가를 나쁘게 받아들이지만은 않았다.

“선심이 덕선이와 비슷해 보일 수 있다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덕선을 피해야 해’라고 생각하기보단 선심에 더 집중했죠. 선심이도 덕선이도 제 모습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혜리는 요즘 흔치 않은 20대 주연급 여배우로 손꼽힌다. 공교롭게 최근 또래가 주인공을 맡은 ‘배가본드’(배수지)와 ‘나의 나라’(김설현)가 동시에 전파를 탔다. 혜리는 “다들 열심히 하는 만큼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공개 커플인 배우 류준열과의 연애에 대해서는 “연기라는 공통 관심사도 나누면서 잘 만나고 있다”며 쑥스러워 했다.

예능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tvN)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이혜리는 최근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소탈한 모습으로 구독자 35만명을 금세 넘겼다. 특히 걸스데이 멤버들이 출연한 영상이 큰 인기를 끌었다. 자주 만나 밤을 지새울 정도로 우애가 깊은데,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이 된다.

“이제 소속사가 다 다르고 여러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팬들을 위해 10주년 기념 자리를 작게라도 마련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개인적으로도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 보여 드리겠습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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