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료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의 손해율이 급증하면서 보험료 인상 요인이 부쩍 커졌다.

하지만 올해에만 두 차례나 올려 업계로서도 부담이 크다. 내년 인상률 발표를 앞둔 실손의료보험도 비슷한 상황이다. ‘문재인 케어’의 풍선효과 여부를 둘러싸고 정부와 업계 간 손해율 논쟁이 치열하다. 손해보험업계 안팎에선 인상률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9개사의 3분기 순이익은 5021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6950억원)보다 27.8%나 줄었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전년 동기 대비 32.6% 감소하는 등 대부분 손해보험사들이 적게는 7%, 많게는 95%까지 ‘순이익 충격’을 받았다. 메리츠화재만이 유일하게 개선됐다. 지난해보다 5% 증가했다.

손해보험사들의 실적 악화 요인은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의 손해율 급증에 뿌리를 둔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 정비 공임이 오르고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등 원가 인상 요인이 있었다. 보험료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 9월 기준으로 평균 90%를 웃돌기도 했다. 적정 손해율은 78~80% 수준이다.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역시 보험사 실적을 깎아내린 주범으로 꼽힌다. 문재인 케어 시행에 따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급여 항목은 늘었지만, 정작 비급여 항목 진료가 늘었다는 게 보험업계 주장이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일부 병원이 급여 항목 증가로 줄어든 수익을 메우려고 의도적으로 비급여 항목을 늘린 의혹이 짙다”면서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에도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급증하는 이유를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손해율 상승은 보험료 인상을 불가피하게 만든다. 다만 손해보험업계는 당장 보험료를 올리기 쉽지 않다고 본다. 주요 보험사들은 올해 1월과 6월에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4.6% 정도 올렸다. 업계 안팎에선 “인상 시기가 내년 초쯤 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내다본다.

그러나 내년 초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물가지수에 반영되는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정부가 난색을 표시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문재인 케어의 ‘풍선효과 공방’은 손해보험업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정책연구원은 최근 발표 자료에서 “문재인 케어와 실손보험 손해율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보험연구원은 건강보험 통제를 비껴간 비급여 항목의 진료 증가로 실손보험 손해율이 되레 상승했다고 반박했다.

내년도 실손보험료 인상률 결정은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공·사보험정책협의회에서 이뤄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조만간 내놓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에 따른 보험료 절감 효과’ 분석 결과에 따라 정해질 예정이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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