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왼쪽)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당내 현안과 관련해 대화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에서는 386세대 퇴진론을 비롯해 당 쇄신론이 제기됐다. 윤성호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연일 더불어민주당에선 ‘386세대 용퇴론’을 둘러싼 논쟁이 일고 있다. ‘386세대의 기득권화’가 문제라는 주장도 있지만 그보다 대의민주주의 측면에서 볼 때 현재 국회의 세대별 대표성이 불공정하다는 문제의식의 표출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9일 “386세대가 20년 가까이 정치를 하는 동안 386 이후 세대들은 정치권에 입성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1990년대 이후 학번의 정치 엘리트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2000년대 초반 386세대 정치인들이 ‘젊은 피 수혈’을 앞세워 국회에 대거 입성했지만, 그 이후론 신진 정치 세력의 대규모 충원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X세대와 Y세대를 거쳐 Z세대에 이르기까지 203040세대의 정계 진출의 문이 그동안 굳게 닫혀 있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당사자인 2030세대들도 이 같은 기회의 불공정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기 시작했다. 장경태 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은 “세대 평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국회는) 인구 비율 등에 비춰보면 386세대에 비중이 쏠려 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엔 세대별로 기회가 일정하게 제공됐지만 그 이후 세대에게는 (정계 진입의) 사다리가 걷어차인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 20대 총선 통계만 봐도 세대별 대표성 문제는 확연히 드러난다. 19~39세 유권자 비율은 35.6%였지만, 이들을 생물학적 나이로 대표할 19~39세 당선인은 3명, 전체 의원 숫자의 1%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민주당 내 386세력은 어떻게 국회에 입성할 수 있었을까. 이들은 1999년 3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젊은 피 수혈론을 내세우며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발을 내디뎠다. 1호 영입 인사는 송영길 의원으로, 당시 6·3 국회의원 재선거에선 고배를 마셨지만 이듬해 16대 총선 때 당선됐다. 최근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고 한 임 전 실장 역시 송 의원과 함께 16대에 등원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 후 치러진 2004년 총선에선 이인영, 우상호 의원과 오영식 전 의원 등이 대거 입성했다. 16대 국회의 2030 당선자는 13명이었고, 17대에는 그 수가 23명으로 껑충 뛰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5대, 16대 국회의 젊은 피 수혈은 안정적 지지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김대중, 김영삼이라는 보스 정치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하지만 18대 이후 20대까지는 정치적 리더가 사라지고 당 지도부 역시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자기 살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보니, 젊은 피 수혈은 엄두도 못 내고 그저 당선 가능성이 큰 순서로 내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문제의식 위에서 내년 총선 기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총선기획단에선 386 정치인들의 거취 문제와 별도로 청년 세대에게 문호를 넓혀야 한다는 공감대가 두루 형성돼 있다. 당 관계자는 “2030세대를 대거 수용해서 이들이 들어와서 목소리를 내고 이를 통해 국회 개혁도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이 같은 문제의식에 이해찬 대표 역시 매우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나래 이가현 박재현 기자 narae@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