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목회자들도 불안한 은퇴… “생활비 걱정” 47%

은퇴 목사·은퇴 앞둔 목사 2451명 설문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미국 목회자들은 대체로 자신의 삶과 사역에 만족했지만, 은퇴 준비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기독교 여론조사 기관인 라이프웨이리서치가 지난 6~7월 은퇴 목사와 은퇴를 앞둔 목사 2451명에게 삶, 관계, 공동체에 대한 성찰 등을 설문한 결과다.

응답자 10명 중 9명(92%)은 목회자로서의 삶(관계, 영성, 재정, 건강 포함)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고 그중 2명은 ‘매우 만족한다’고 했다. 그들이 사역해 온 교회 공동체에 대한 감정을 묻는 문항(중복 응답)에도 긍정적 반응이 이어졌다. 10명 중 8명(79%)은 ‘감사’라고 응답했고 절반 이상이 ‘사랑’(59%) ‘자랑스러움’(53%) 등으로 표현했다. 실망, 단절(16%) 배신(8%) 씁쓸함(2%)을 느낀 응답자는 소수에 그쳤다.

반면 은퇴 준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응답자의 절반가량(47%)은 은퇴 후 가족의 재정 안정을 고민하고 있었다. 10명 중 5명 이상(55%)은 현재 가구의 연간 소득이 6만 달러 미만이라고 답했다. 2만 달러 미만인 응답자도 5%에 달했다. 지난달 미연방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미국인 평균 연소득은 7만8635달러였다. 연간 소득을 6만~8만 달러라고 응답한 목회자(18%)를 고려하면 은퇴 목회자 10명 중 6~7명은 미국인 평균치에 미달하는 셈이다.

재정 불안의 주된 이유는 빚이었다. 응답자 10명 중 6명(61%)이 주택담보대출, 자동차대출, 신용카드 이용, 교육자금 대출 등으로 빚을 지고 있었다. 더 심각한 것은 맞닥뜨린 채무변제 상황이다. 주택담보대출자의 42%가 20년 이상 대출상환을 남겨두고 있었고 10~19년이라는 응답도 29%에 달했다. 응답자의 평균연령이 67세임을 감안하면 은퇴 후 상당기간 재정을 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응답자의 7명 중 1명(15%)은 최소 3만 달러의 빚을 지고 있었고 10만 달러 이상 대출받은 목회자도 4%나 됐다. 응답자들은 가장 필요한 도움으로 은퇴자금 관리(22%) 일자리(17%) 세금관리(12%) 등을 꼽았다.

은퇴 준비과정에서 겪는 대인관계에 대한 응답도 눈길을 끌었다. 응답자 10명 중 3명(29%)은 외롭거나 고립된 느낌을 자주 느낀다고 답했다. 10명 중 1명(10%)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만나 대화하는 친구나 가족이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스콧 매코넬 라이프웨이리서치 대표는 “은퇴는 그동안 유지해 왔던 관계를 단절시키곤 한다”며 “새로운 만남과 관계형성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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