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순위표 상단엔 시즌 전 예상을 뒤엎은 두 팀이 자리 잡고 있다. 돌풍의 팀 레스터 시티(2위)와 첼시(3위)다. 두 팀은 유능한 감독의 지도와 젊은 선수들의 화끈한 기세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동화를 써내려갈 준비를 마쳤다.

공수 펄펄… 레스터 동화 시즌2

레스터는 2015-16시즌 깜짝 우승을 차지하는 동화를 썼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5개 팀만이 달성했던 리그 챔피언 자리를 중하위권 팀 레스터가 차지하며 많은 이들의 놀라움을 샀다. 하지만 이후 매년 주축 선수들을 떠나보내며 레스터는 다시 치고 올라오지 못했다. 은골로 캉테(첼시), 리야드 마레즈(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올 시즌엔 해리 매과이어(맨유)까지 공·수 전반의 핵심 선수들이 레스터를 떠났다.


올 시즌은 유출된 핵심 선수의 빈자리를 그보다 더 좋은 선수를 찾아 채웠다. 캉테의 공백은 윌프레드 은디디(22·사진)가 채웠다. 은디디는 올 시즌 태클(59회), 가로채기(36)에서 리그 1위를 차지하며 중원의 ‘지우개’가 되고 있다. 터키 출신 찰라르 쇠윈쥐(23)가 채우는 중앙 수비 자리는 아예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는다. 쇠윈쥐는 강력한 피지컬과 대인마크 능력으로 레스터의 리그 최소실점(8골)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제임스 메디슨(22·4골 2도움), 유리 틸레만스(22·3골 3도움), 아요세 페레즈(26·3골 1도움)가 공격의 적재적소에서 능력을 뽐내고 있다.


새 선수들이 펄펄 날게 된 것은 지난 시즌 말미 부임한 브랜던 로저스(사진) 감독의 지도력이 한몫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3년 전 우승 당시 라니에리 감독이 이끌던 레스터는 빠른 역습 위주의 팀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압박을 통한 빼어난 공수 밸런스와 높은 점유율로 경기를 지배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리그 팀 득점 2위(29골), 최소실점 1위, 터치수 4위(8883회), 패스 수 4위(6348회)에 태클 수는 1위(266회)로 공수 양면 성적이 빼어나다.


여기에 팀의 에이스인 제이미 바디(사진)의 꾸준한 활약도 레스터에겐 반갑다. 바디는 5시즌 동안 팀을 이끌며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고 있다. 올 시즌에도 빠른 주력과 정확한 골결정력으로 12경기 1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에 올라 있다.

신예·베테랑 합작… 첼시의 부활


24세 88일. 지난 9일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나선 첼시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다. 첼시의 역대 리그 경기 최연소 스쿼드 기록이자 올 시즌 리그 팀 중 최연소 선발 라인업이었다. 이는 젊은 감독 프랭크 램파드(41·사진)의 성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스트라이커 태미 에이브러햄(22·사진)은 만 22세 38일의 나이로 리그 10호 골을 넣으며 득점 순위 2위를 지켰다. 에이브러햄은 첼시에서 레전드 아르옌 로벤(만 21세 342일)에 이어 가장 어린 나이에 두 자릿수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크리스티안 퓰리시치(21·사진)는 이날도 쐐기골을 넣으며 3경기 연속 득점(5골)에 성공했다. 프리미어리그 파워랭킹 1위도 2라운드째 퓰리시치 차지다. 여기에 리그 4골 1도움의 메이슨 마운트(19), 첫 선발 출전해 호평을 받은 우측 풀백 리스 제임스(19)에 피카요 토모리(21)와 커트 주마(25)가 짝을 맞춘 굳건한 수비까지. 램파드의 아이들은 변화한 첼시의 중심이 돼 있었다.

사실 첼시의 시즌 전망은 암울했다. 유소년 영입 조항 위반으로 선수 영입을 할 수 없었다. 지난 시즌 16골 15도움을 올린 에이스 에당 아자르(28)까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다. 레전드 램파드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지만 지도력엔 물음표가 붙었다. 리그 개막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0대 4로 대패하고 6경기까지 2승 2무 2패를 기록하며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램파드 감독은 이후 6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입지를 완전히 바꿨다. 맨시티에 이은 볼 터치수 2위(9553회), 패스 수 2위(7072회)를 기록할 정도로 공을 소유해 경기를 풀어나가는 주도적인 축구가 정착됐다. 젊은 선수들의 활동량을 앞세운 빠른 공격도 매력적이다. 주전 기회를 적게 부여받았던 이름값 있는 선수들의 부활도 젊은 스쿼드에 경험을 불어 넣는다. 윌리안(31·3골 3도움), 조르지뉴(27·3골 2도움), 마테오 코바치치(25·1도움)의 폼이 모두 살아났다. 코바치치는 “램파드는 강한 정신력과 위닝 멘털리티를 갖춘 완벽한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램파드 감독은 8일 프리미어리그 10월의 감독상까지 받았다.

현대 축구에 걸맞은 두 팀

두 팀의 올 시즌 최종 성적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21일 “두 팀은 현대 축구에 걸맞은 역동적인 플레이에 빠른 공수전환까지 가능한 팀”이라며 “점유율이 높아도 빠른 공격을 선보일 수 있는 비결”이라고 밝혔다. 이어 “맨유, 아스날, 토트넘 모두 올 시즌 기복을 보이고 있어 큰 이변이 없다면 두 팀 모두 강력한 4강 후보로 손색이 없다”고 전망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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