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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감염관리 사각지대 ‘내시경’… 소독점검 시급

오염물 제거확인 지침 미흡

2017년 내시경 소독 수가가 신설됐지만 여전히 내시경 관리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검진 기관의 26.5%(1215개소 중 438개소)에서 위내시경 소독 점검 결과가 미흡(‘주의’ 또는 ‘부적정’ 판정)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한 의료기관의 대기실 모습.

보건복지부가 내시경 세척 소독료에 대한 보상을 시작한지 만 3년을 향하고 있다. 내시경은 체내에 직접 접촉하는 의료기구로, 세척 및 소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감염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2017년부터 내시경 세척 및 소독에 대한 수가 보상이 시작됐다.

국내에서 한 해 1238만 건의 내시경 진료가 시행되는 가운데, 시행 첫 해인 2017년 1년 동안만 총 지급액이 450억원, 지급 건수는 364만7000여 건으로 신설수가 청구건수 중 가장 많은 건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는 세척 및 소독 행위에 대해서만 보상해, 실제로 세척과 소독이 잘 됐는지 확인하는 감염 품질 평가는 간과되고 있다. 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점검 결과, 일부 검진 기관에서 실제 위내시경 및 대장내시경의 소독 점검 결과가 다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시경 세척 품질도 모니터링 필요=내시경은 길고 가느다란 관 형태의 채널로 복잡하게 구성되어있다. 십이지장경 등 특수 내시경은 겸자 올림 장치와 같은 더욱 복잡한 형태의 부속 기구로 인해 직접 손으로 세척해야 하기 때문에 세척 관리 난이도가 높다. 내시경은 세척부터 높은 수준의 소독까지 길고 복잡한 단계를 거친다. 이와 같은 재처리 과정을 거치면 대부분의 오염물이 제거되지만, 세척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 생물막 등이 제거되지 않고 남아있다면 소독 및 멸균이 끝난 후에도 교차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감염 위험을 미리 파악하고 대비하기 위해 의료기관 자체적으로 내시경 세척을 관리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내시경의 세척 상태는 배양검사, 유기물 오염도 확인 검사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배양검사의 경우 정확도가 높지만, 결과 확인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자주 시행하기 어렵다. 정기적으로 세척 품질을 모니터링 하려면 빠르게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유용한데, 유기물 오염도 확인 검사(ATP 테스트)는 세척 결과를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불완전한 세척이 확인되면 즉시 다시 세척할 수 있다.

세척 모니터링 결과를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시경 세척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시, 이를 지속적으로 기록하면 세척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세척 시스템의 문제인지, 기계 자체의 문제인지 파악하고, 개선에 이용할 수 있는 유효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세척 모니터링 결과를 컴퓨터를 통해 빠르게 기록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능도 개발돼 보다 체계적으로 감염관리를 할 수 있다.

◇‘빠르고 객관적인 세척 지표로 정기적 확인’ 프로토콜 제시하는 해외 지침=해외의 의료감염 관리 전문학계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내시경 세척 후, 높은 수준의 소독 혹은 멸균 전 단계에서 빠르고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청결도를 확인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해외의 의료기구 전문기구인 미국의료기기협회(AAMI), 미국 수술간호사협회(AORN), 미국소화기내시경간호학회(SGNA) 등은 세척이 어려운 굴곡 내시경의 세척을 모니터링 할 때, 유기물 오염도 확인 검사(ATP 테스트) 등 정량적이고 객관적인 세척 검증 과정이 포함된 지침을 제시했다. 유기물 오염도 확인 검사는 유기물에 포함된 아데노신 삼인산(Adenosine triphosphate)을 측정해 오염물의 양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특히 병원균 전파의 위험이 큰 내시경 종류(십이지장내시경, 초음파 내시경, 기관지경 등)는 수동 세척 실시 후 소독하기 전 유기물 오염도 확인 검사 등을 시행해 세척 성공 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장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공인된 내시경 재처리 관련 지침들은 내시경 세척 후 오염물 제거 확인 방법에 대한 안내가 미흡한 실정이다. 국내에 아직까지 육안검사 외에 객관적인 지표를 이용한 내시경 세척 결과 확인에 대한 항목은 마련되어 있지 않아 보다 체계적인 내시경 세척 관리 기준 제시가 필요해 보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의료기기의 세척 및 멸균 과정에서 감염이 발생할 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주 정부 등과 함께 현장 조사를 진행하며, 의료기관 및 관련 업체에 시정 명령을 내리고 홈페이지에 위험을 고지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펼치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 등에서 증가한 내시경 진료 건수에도 불구하고 내시경 소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정부에서도 올해 10월부터 12월 말까지 3개월간 의료기관의 내시경·생검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단 이번 점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장비 등록현황과 요양기관 실제 보유 여부가 주요 점검 사항으로, 감염관리 향상을 위한 내시경의 세척, 소독 현황에 대한 실질적인 감시가 필요하다.

이영수 쿠키뉴스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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