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종영한 드라마 ‘배가본드’(SBS)에서 주인공 차달건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승기. 그는 “모든 제작진이 ‘용두사미는 용납할 수 없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했다.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배가본드’(SBS)는 여러 편견을 부순 작품이었다. 제작비 250억원을 들인 이 극은 브라운관에서도 블록버스터급 액션을 즐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여객기 추락에 얽힌 군사 자본의 음모를 파헤쳐가는 과정이 할리우드 영화인 듯 내내 박진감 넘치게 그려졌다. 1회의 차 추격신이나 파쿠르 등 맨몸 액션은 온라인에서 연일 화제 몰이를 했다.

그런데 그런 신선함이 비단 작품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었다. 사랑하는 조카를 사고로 잃은 주인공 차달건 역의 배우 이승기가 그랬다. 그는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몸을 던지는 액션과 절절한 연기로 시선을 단단히 붙들었다. 극 종영을 맞아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승기는 배가본드를 두고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했다.

“권선징악 이미지의 이승기도 거친 액션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평소 영화 ‘테이큰’ 같은 액션물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제가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었어요.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뿌듯합니다.”

시청률은 늘 10%(닐슨코리아)를 웃돌았다. 헌신이라고 부를 만한 이승기의 노력이 빚은 결과였다. 모로코 등 해외에서 촬영이 진행된 터라 늘 부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기도하는 심정으로” 매일 촬영장에 나갔는데, 착실한 준비 덕에 큰 부상은 없었다.

드라마 ‘배가본드’ 극 중 액션 장면. SBS 제공

석 달간 액션스쿨을 다녔던 이승기는 하루 3시간에 달하는 트레이닝 외에도 크로스핏을 하며 추가로 체력을 다졌다고 한다. 특전사로 복무하던 시절 배운 크라브마가 등 무술도 도움이 됐다. 이승기는 “너무 많이 달려서 몸이 상하기도 했지만, 정말 파이팅 넘쳤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시즌2가 나온다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며 “작가님들(장영철·정경순)께서 기획 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 사이 묻어있는 “한 스푼 멜로”도 극의 묘미였다. 드라마 ‘구가의 서’(MBC) 이후 약 6년 만에 배수지와 재회한 이승기는 이번에도 달콤한 로맨스를 선보였다. 이승기는 “작가님들이 수지씨가 있는데 멜로를 하지 않는 건 작가로서의 직무유기라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수지씨는 모두를 편안하게 해주는 정말 좋은 배우예요. 호흡도 처음부터 너무 잘 맞았죠. 무엇보다 액션을 굉장히 잘해요. 전력으로 달리는데, 저만큼 빨리 달리더라고요.”

잘 알려졌듯 이승기는 2004년 ‘내 여자라니까’라는 곡으로 단숨에 스타가 됐다. 특유의 착실한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예능에서도 특출함을 뽐냈다. 최근에도 ‘집사부일체’(SBS) ‘범인은 바로 너’(넷플릭스)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군 복무 등으로 많이 건조해졌던 목 컨디션도 점차 회복되고 있는데, 앨범 준비는 여러 일이 정리되면 구체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단어가 꼭 어울리는 이승기가 꿈꾸는 모습은 어떤 것일까. 그의 꿈도 이런 다재다능함과 맞닿아 있었다.

“콘텐츠 시장에서 다양한 장르를 섞는 작품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만큼 많은 것들을 시도해봐야 하죠. 가수와 배우, 예능인 같은 다양한 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작은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또 열심히 달려야죠.”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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