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강은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강이다. 총 길이가 4900㎞에 달한다.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 발원해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5개국을 관통해 남중국해로 흐른다. 우리말로 ‘어머니의 강’, 즉 젖줄과 같은 강을 뜻한다. 이들 5개국을 메콩 5개국이라 부른다. 중진국 반열의 태국을 제외한 4개국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10개국)에서 후발국이다. 그럼에도 연 6% 넘는 경제성장률로 아세안의 고속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한강의 기적’처럼 ‘메콩강의 기적’을 꿈꾸는 곳이다.

우리나라와 메콩 국가의 협력이 본격화된 것은 2011년부터다. 그해 제1차 한·메콩 외교장관회의에서 상호 번영을 위한 비전이 담긴 ‘한강 선언’이 채택된 이래 무역 규모 및 인적 교류가 비약적으로 확대됐다. 무역액은 2011년 341억 달러에서 2018년 845억 달러로 2배 이상 늘었다. 민간 분야 협력 차원에서 2013년부터는 ‘한·메콩 비즈니스 포럼’을 매년 열고 있다.

친선 도모를 위해 민간 외교관들도 발 벗고 나섰다. 한국과 캄보디아의 가교 역할을 하는 건 ‘캄보디아의 김연아’로 불리는 29세 스롱 피아비다.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국제결혼을 통해 2010년 한국으로 시집온 뒤 탁월한 당구 재능을 발견한 남편의 외조 아래 일약 세계적인 당구선수가 된 인물이다. 이달 초 제2회 아시아 3쿠션 여자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2연패를 달성한 그는 세계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캄보디아 국빈방문 때 양국 정상이 참석한 경제포럼에 함께해 화제가 됐다.

라오스에선 한국 야구의 전설인 ‘헐크’ 이만수가 활약하고 있다.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서 최초의 야구장 건립에 나선 게 이만수의 헐크재단이다. 야구장은 연말에 준공된다. 라오스야구협회 부회장을 맡아 야구 발전에 기여한 이만수는 9월 라오스를 방문한 문 대통령 환영 국빈만찬에 참석해 자리를 빛낸 바 있다. 베트남에는 축구의 국민적 영웅으로 등극한 박항서 감독이 있다. 역대 최고 대우로 베트남 국가대표팀을 최장 3년간 더 이끌기로 하고 최근 재계약 서류에 서명했다.

장관급으로 진행돼온 한·메콩 협력이 올해 정상급으로 격상됐다. 25∼26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이어 27일 한·메콩 첫 정상회의가 부산에서 열린다. 상생 협력관계를 확고히 하는 성공적인 행사가 되길 기대한다. 도처에 뿌린 씨앗으로 귀한 결실을 맺은 민간 외교관들의 공헌도 기억해야겠다.

박정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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