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블룸버그. AP뉴시스

세계적인 언론사 블룸버그통신의 2020년 미국 대선 보도에 눈길이 쏠린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마이클 블룸버그가 이 회사 소유주이기 때문이다. 사주에게 유리한 기사를 보도한다는 지적이 언제든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존의 보도 관행을 유지하되, 블룸버그에 대한 심층보도를 하지 않고 그가 자신들의 사주라는 것을 밝힘으로써 독자들에게 판단을 맡기겠다고 했다.

존 미클레스웨이트 블룸버그통신 편집국장은 24일(현지시간) 사주인 블룸버그를 ‘마이크’로 지칭하며 대선 출마와 관련한 보도지침을 사내 기자들에게 고지했다. 그는 “우리는 여태 해왔던 대로 이번 대선의 모든 면에 대해서 보도할 것”이라며 “우리는 누가 이기고 지는지, 정책과 그 결과가 어떤지 살펴볼 것이다. 우리는 여론조사를 하고 후보자를 인터뷰하고 마이크를 포함한 그들의 선거운동을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클레스웨이트 국장은 “마이크(그리고 그의 가족과 재단)에 대한 심층보도를 하지 않아 온 전통 역시 계속된다”며 “이러한 방침은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다른 경쟁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블룸버그 전 시장이 직접적인 경쟁자가 되기 전까지 지금과 같은 취재 방식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클레스웨이트 국장은 또 모든 대선 기사에 앞으로 “우리의 주인은 (대선) 후보라는 것을 분명히 하겠다”고도 밝혔다. 자사의 소유주가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을 투명하게 밝힘으로써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기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당분간 사주가 관여하는 편집위원회를 중단하고 무기명 사설을 싣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여러 장치를 마련했지만 한계가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미클레스웨이트 국장은 “우리 자신과 다른 경쟁자들에 대한 보도를 부분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해서 편집권 독립에 대한 명성을 지켜온 우리의 이번 대선 보도가 수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에 대한 심층보도를 하지 않겠다는 이례적인 보도정책은 블룸버그가 12년간 뉴욕시장으로 재직했던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며 “세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언론사에 벌어진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NYT는 블룸버그 전 시장이 지난해 “내가 월급을 주는 기자들이 나에 대해 나쁜 이야기를 쓰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나는 그들이 독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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