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의사들이 지난해 11월 대구에서 열린 제1회 아·태 안티에이징코스 행사에서 대구 의료진의 모발 이식 기술을 배우고 있다. 안티에이징코스는 의료관광객 유치와 의료한류 조성을 위해 대구 우수 의료기술을 소개하는 행사다. 대구시 제공

올해는 대구시가 ‘메디시티 대구’를 선포한지 만 10년이 되는 해다. 의료산업 기반을 키워 의료산업도시로 거듭나겠다는 대구의 꿈은 이뤄졌을까. 메디시티 대구의 10년 성적표를 통해 대구 의술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대구 의술 “눈에 띄네”

대구시는 2009년 4월 의료산업 신성장 동력 창출과 글로벌 수준의 선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메디시티 대구’를 선포했다. 각종 지표를 통해 대구의 의료 수준이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역 의약품 기업은 2010년 6개에서 현재 33개로 4.5배 증가했고 의료기기 기업은 2010년 139개에서 현재 174개로 늘어 서울, 경기에 이어 전국 3위 수준이다.

또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한국보건산업진흥원·2017년)에서 ‘수술 및 전문질환에 대한 자체충족률’이 89.6%로 전국 1위로 나타났다. 이 항목은 수도권으로의 환자 유출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수치로 지역 의료계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순례 의원(자유한국당)이 암 수술 합병증에 대한 지역 편차를 지적하며 공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위암과 대장암 수술 합병증 발생 현황’ 분석 결과에서도 대구의 위암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이 11.17%(전국 평균 18%)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대장암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도 17.29%(전국 평균 20.52%)로 전남 다음으로 낮게 나타났다.

외국인 의료관광객 증가도 눈에 띈다. 외국인 환자유치가 허용된 2009년 대구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2800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의료관광 기반 확대와 홍보로 2016년 비수도권 최초로 2만명을 돌파했다.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잘 극복해 지난해 비수도권 최초로 누적(10년) 환자 수 11만명을 돌파할 수 있었고 2020년 3만명 유치라는 목표도 세울 수 있게 됐다.

팔 이식 수술 성공, 인구비율 대비 탈모 진료 인원 전국 최다 등 뛰어난 의료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성형, 피부, 한방, 치과, 건강검진 등에서 타 지역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성과들이 쌓여 2017~2019년 3년 연속 의료관광클러스터 구축사업 전국 1위, 해외환자유치 선도의료기술 8년 연속 선정, 2015년부터 5회 연속 ‘메디시티 대구’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수상 등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메디시티 대구 10년 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5개 보건의료단체와 7개 대형병원 및 병원회, 의료기기협의회,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등이 모여 만든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역할이 컸다”며 “협의회가 함께 고민해 대구시 주요 의료정책을 추진하고 다양한 병원 간 협업사업을 이끌어냈기 때문에 지역 의료기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거와 미래의 의술을 잇다

대구시는 차세대 의료분야로 각광받는 스마트 웰니스 산업 육성 기틀도 마련했다. 지난 7월 중소벤처기업부가 대구를 스마트 웰니스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스마트 웰니스는 빅테이터,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과학기술을 의료분야에 접목해 개인 맞춤형 치료방법을 찾는 첨단의료 산업이다. 특구에서는 ‘첨단 의료기기 공동제조소 구축 및 품질책임자 공동지정’ ‘인체 유래 콜라겐 적용 의료기기 상용화 사업’ ‘스마트 임상시험 관리 플랫폼 실증 사업’ ‘사물인터넷(IoT)기반 웰니스 정보 서비스 플랫폼 구축’ 등의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대구시는 이미 2009년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를 유치하면서 의욕적으로 첨단의료 산업 육성에 나섰다. 2014년 단지 내에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신약생산센터 등 4개 핵심연구 지원시설을 준공한 후 지금까지 국가 의료산업 클러스터로서 선도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데 대구 역시 첨복재단을 기반으로 지역 첨단의료 산업 확장에 집중했다. 이번 특구 지정에도 첨복단지의 존재가 큰 역할을 했다.

361년 전통의 대구약령시 명맥도 이어가고 있다. 대구에 2015년 우리나라 최초 양·한방 통합의료진흥원인 전인병인이 개원해 폐암, 간암, 유방암, 뇌졸중, 당뇨합병증 등 표적난치성질환 치료에 양방, 한방, 보완대체의료 등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기술응용센터, 한방산업지원센터, 대구한의대 등 한방산업 기반을 구축해 한의약, 한방제품 개발 등에 나서고 있으며 2016년 옥천당, 휴먼허브, 한국전통의학연구소 등 국내 유망기업을 첨복단지에 유치해 한의학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는 한의고서에 해독에 효능이 있다고 소개되고 있는 ‘자금정’의 효능 검증을 위한 실험연구를 추진해 자금정이 난치성 피부질환인 아토피 치료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것을 밝혔고 제품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최운백 대구시 혁신성장국장
“대구 의료산업, 한 단계 더 발전 위한 새 전략 구상해야”


“대구 의료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새 전략을 구상해야 할 때입니다.”

최운백 대구시 혁신성장국장(사진)은 26일 메디시티 대구 10년 성과를 묻는 질문에 성과를 자랑하는 대신 ‘재도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메디시티 대구 선포 후 10년 동안 첨복단지 유치와 성공적인 운영, 의료기업 유치, 외국인 의료관광객 증가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며 “빠르게 변하는 의료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최근 대구가 스마트 웰니스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것이 좋은 기회라고 했다. 그는 “의료산업에 규제가 많은데 특구 지정으로 지역 기업들이 규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게 됐다”며 “대구가 첨단의료를 선도해 좋은 선례를 남기면 규제 완화 분위기가 전국으로 확산돼 우리나라 의료산업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대구시가 이룬 성과가 특구 지정에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최 국장은 대구시가 내년에 외국인 의료관광객 3만명 유치를 목표 정한 것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뛰어난 의료 기술은 물론 의료관광 기반도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캐나다 카자흐스탄 러시아 필리핀 몽골 등 9개 국가에 대구의료관광만 전담하는 20여곳의 홍보센터를 구축해 다른 지자체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의료관광의 교두보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는 만큼 3만명 외국인 환자 유치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지역 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들이 의료사고에 대해 걱정하지 않도록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50여개 지역 병원을 의료관광 선도의료기관으로 지정했고 이들 병원은 의무적으로 의료사고책임보상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며 “의사와 변호사, 공무원으로 구성된 ‘대구시의료분쟁조정위원회’도 구성하는 등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구축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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