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해법은 회개와 용서”

미국 루터교 소속 와트버그칼리지 테라사와 쿠니히코 교수


“일본교회는 과거 군국주의 시절에 대해 회개를 선포해야 하며 한국교회와 연대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일본을 향해 용서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면 두 나라는 형제국이 될 것입니다.”

미국 루터교 소속 종합대인 와트버그칼리지 테라사와 쿠니히코(사진) 종교학 교수는 지난 21일 “얼어붙은 한·일관계를 개선할 유일한 길은 일본의 회개와 한국의 용서”라며 이렇게 말했다. 숭실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이 서울 동작구 캠퍼스에서 개최한 정기 콜로키움에서다.

테라사와 교수는 일본 도쿄 아오야마가쿠인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드루대에서 신학석사(MDiv), 템플대에서 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그는 이날 ‘일본 근대 전환기 신도(神道) 형성에 있어서 기독교와 불교의 연대와 배반’을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원래 일본 신도는 모든 사물에 영혼이 있다고 믿는 토착 신앙이었으나 메이지유신 이후 강력한 국가종교로 발전했다. 이는 서양 제국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일왕을 중심으로 정신적 통일을 이루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신도는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로 만들고 제국주의를 발전시키면서 일본 군국주의의 중심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에서 신도를 반대하던 불교는 탄압을 받았고 기독교 역시 서양종교가 신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의심을 받으며 경계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태평양전쟁 이후 일본 기독교와 불교는 군국주의와 신도를 더 막아내지 못했다”며 “당시 젊은이들은 결집하지 못한 채 개인적 차원에서 기독교와 불교 철학에 심취해야 했다”고 말했다.

테라사와 교수는 일본 태생 미국인이다. 강의에서는 비판적 시각에서 일본 근대사를 정리하고, 기독교적 관점에서 오늘의 한·일관계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일본은 지금 미국의 변화와 경기 침체, 한국과 중국의 발전 등이 위기감을 불러일으켜 주변국과 원만하지 못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이럴 때 일본 기독교의 역할은 크다. 일본교회는 다시 떠오르는 국가주의에 저항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1965년 11월 폴란드교회가 독일교회에 전한 편지를 사례로 언급했다. 당시 폴란드교회는 화해와 용서의 기독교 윤리에 근거해 독일에 회개를 촉구하는 동시에 용서를 전했다. 테라사와 교수는 “같은 방식으로 한국교회가 일본을 향해 회개를 촉구하고 용서를 선포할 수 있다면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안식년을 맞아 한국을 찾은 테라사와 교수는 한국어를 배우고 연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서대문형무소를 비롯해 일제 치하 고난의 역사 현장을 찾았으며 위안부 할머니도 조만간 만날 예정이다. 3·1운동 독립선언서 내용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도 고백했다.

“한국교회가 강력한 저항운동을 주도했다는 것에 놀랐고, 기독교 불교 천도교가 협력해 비폭력 운동을 전개한 것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한·일 차원을 넘어 아시아 전체에 평화를 선포했다는 점에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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