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TV 제공

미국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이 크리스마스 전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투표를 마무리 짓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AP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탄핵 조사에 대한 관심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치적 시간표다.

미국 의회는 추수감사절(28일)이 있는 이번 주 휴회를 한다.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난 뒤인 다음 달 3일 하원 법사위원회에 탄핵 조사 결과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고서 제출은 탄핵 절차 시작을 의미한다.

민주당은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 탄핵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추수감사절 연휴 직전에 ‘크리스마스 이전 하원 표결’ 추진을 밝힌 것은 추수감사절 밥상에 탄핵 이슈를 올려놓겠다는 정치적 포석이다. AP통신은 “하원의 크리스마스 이전 표결은 민심을 흔들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보고서에는 그동안 비공개·공개 청문회에서 수집된 내용들이 담긴다. 시프 위원장은 “보고서에 트럼프 진영이 증인 소환·증거 제출 거부 목록을 실을 계획”이라며 “의회 방해의 근거로 별개의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의 모든 증거가 이미 공개돼 보고서에 새로운 내용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CNN방송은 전망했다.

하원 정보위가 작성한 보고서는 법사위로 넘겨지고 법사위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탄핵소추안 초안을 작성한다. 12월 둘째주쯤 탄핵소추안 심사가 이뤄지면 하원은 크리스마스 이전에 본회의를 열고 탄핵 표결을 실시할 수 있다. 하원 전체의석의 과반이 찬성표를 던지면 탄핵소추안은 상원으로 올라간다. 상원에선 탄핵 심리를 실시한 뒤 탄핵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연방법원은 이날 돈 맥건 전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탄핵 청문회에 출석하라고 판결했다. 핵심 증인들의 하원 탄핵 조사위 출석을 막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타격인 반면 민주당엔 호재다.

앞서 맥건 전 법률고문은 탄핵 청문회의 증인 소환에 응해야 하는지 여부를 묻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CNN방송은 “이번 판결은 탄핵 조사위에 나오기를 주저했던 증인들에게 큰 힘을 줄 것”이라며 “하원은 이번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유에 사법 방해를 추가할 동력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미 연방법원의 케탄지 브라운 판사는 120페이지에 달하는 판결문에서 “대통령 측근이 아무리 바쁘고, 아무리 중요한 일을 하더라도 대통령은 참모들이 법률이 정한 절차를 피할 수 있도록 해줄 권한이 없다”며 “간단히 말해 250년 동안 기록된 미국 역사의 요점은 대통령은 왕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맥건 전 고문의 증인 소환이 곧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법무부가 이번 판결에 항소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맥건 전 고문 외에도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도 비슷한 소송을 제기한 상태여서 이번 판결은 그들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던 2017년 1월 20일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백악관 법률고문을 지낸 맥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밀을 많이 알고 있는 핵심 인물로 꼽힌다. 미 하원은 탄핵 조사 이전인 지난 4월부터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맥건의 증언을 요청해 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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