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세단으로 ‘성공한 사람’의 상징이었던 ‘그랜저’는 명실공히 현대차의 베스트셀링카지만 언젠가부터 포지셔닝이 애매해졌다는 평가도 받는다. 국내 시장에 수입차가 늘어나고, 프리미엄급 자동차 중에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높아지고, 현대차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등장한 것을 이유로 들 수 있다. 현대차는 더 젊어지고, 과감해지고, 조용해진 ‘더 뉴 그랜저’(사진)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각인시킨다는 전략이다.

지난 19일 새로워진 그랜저를 만났다. 디자인은 단정한 이미지의 기존 모델과는 전혀 다른, 볼륨감이 강조된 느낌이었다. 보석 원석을 기하학적인 형태로 깎아낸 듯한 ‘파라메트릭 주얼’ 패턴의 라디에이터, 일체형으로 적용된 LED 헤드램프와 히든 라이팅 타입의 주간주행등(DRL), 직선으로 돌출시킨 후면 램프는 특히 어두운 곳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내장은 수평적인 디자인을 통해 고급 라운지 감성으로 완성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동급 최고 수준의 12.3인치 계기판과 12.3인치 내비게이션이 경계가 없는 형태로 이어져 시야를 편하게 해줬다. 교차로에서 좌회전할 경우 마주 오는 차량과 충돌하지 않도록 위험을 방지해주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교차로 대향차(FCA-JT) 기술 등 첨단 안전 사양도 적용됐다.

시승 코스는 경기도 일산에서 남양주를 오가는 왕복 120㎞ 구간이었다. 시승차량은 3.3 가솔린 모델의 최고급 트림인 캘리그래피로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는 35.0㎏.m이다. 에코, 컴포트, 스포츠 등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반응은 빠른 편, 체급을 감안하면 가볍고 부드럽게 나가는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차음유리 확대 적용, 하체 보강 등을 통해 실내 정숙성도 확보했다. 연비는 12㎞/ℓ 수준으로 이전 대비 6% 정도 개선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새 그랜저는 ‘영 포티(40)’를 타깃으로 한다. 특히 디자인 면에서 파격 변신을 시도한 더 뉴 그랜저가 기존 고객들의 이탈을 막으면서 새로운 마니아층을 형성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임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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