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으로 불리는 플랫폼 업체의 고용관계가 ‘불법’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검찰은 타다를 기소했고, 고용노동부는 요기요플러스 배달기사가 근로자라는 걸 인정했다. 이밖에도 노동현장에서 여러 불법성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플랫폼 업체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등 ‘신기술’을 이용해 고객과 서비스공급자를 ‘연결’한다. 중개자 역할만 할 뿐 직접 사람을 고용하지 않는다. 일하는 사람들은 각자 사장님인 ‘자영업자’다. 문제는 플랫폼 업체가 이들을 자영업자로 대우하지 않으면서 발생한다. 자영업자는 특정 시간·장소에 구속 당하지 않으며, 상사 지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다른 일을 병행할 수 있다.

하지만 플랫폼 업체는 직접 고용한 근로자를 대하듯 지휘나 감독 등을 한다. 반면 근로자의 권리를 거론하면 돌변한다. 자영업자라서 근로자에게 법으로 보장하는 최저임금, 휴식 보장, 각종 수당, 사회 보험 등을 챙겨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을 시킬 때는 ‘근로자’, 처우를 보장해줘야 할 때엔 ‘사장님’ 취급을 하는 것이다.

이 모순이 모든 불법 논란의 핵심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사실상 근로자로 일을 시키면서 자영업자로 ‘잘못 분류(오분류)’하고, 법으로 보장된 근로자 권리를 회피하는 것이다. 이게 혁신이라면 불법에 ‘면책 특권’을 줘야 하는지, 의혹을 받는 플랫폼 업체들이 그만큼의 혁신성을 지니는지 같은 논쟁도 모두 고용관계의 모순과 연결된다.

그들은 ‘혁신’인가

플랫폼 노동은 일단 혁신성부터 짚어봐야 한다. 사회의 규칙을 어겨도 될 만큼의 존재인지 따져보는 것이다. 타다와 배달대행 업체는 앱을 활용해 소비자 후생을 높인다. 일부는 ‘기술 혁신’이라기보다 소비자의 편리함을 꾀한 ‘서비스 혁신’이라고 낮게 평가한다. 불법을 허용해 줄 만큼의 혁신이 아니라는 비판이다.


플랫폼 업체들이 ‘혁신’이 아니라면 불법 논란을 피해갈 수 없다. 한국의 노동법 체계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를 큰 틀로 한다. 근로자와 근로자 외(자영업자 등)로 나뉜다. 근로자는 보호를 받고, 근로자가 아닌 사람은 노동법의 권리를 전혀 보장 받지 못한다. 2006년 대법원 판례는 근로자 기준을 어느 정도 제시했다.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 규칙 또는 복무 규정 등을 적용하며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 경우, ②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는 경우, ③사용자 소유의 비품·원자재를 이용해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 ④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 초래 등의 위험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경우, ⑤보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 경우, ⑥기본급·고정급이 정해져 있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 경우, ⑦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이 있는 경우, ⑧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 받는 경우 등이다. 다만 기본급과 고정급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해서 근로자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타다와 요기요플러스에서 일하는 이들은 이런 기준에 상당히 부합한다. 타다는 근무시간 관리, 배차 거부 시 불이익, 급여 관리, 업무 지시 등을 하고 있다. 요기요플러스 역시 출퇴근 의무 부과, 근무시간 지정, 지각 시 급여 공제, 업무지시, 배달 건수와 상관 없이 급여 제공, 다른 배달 업무 병행 금지 등을 한다.

따라서 타다와 요기요플러스는 ‘사장님’과 ‘사장님’, 즉 자영업자끼리 계약을 맺고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상 근로자를 채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근로자의 권리인 최저임금, 수당, 휴식 보장, 각종 사회보험 등을 보장하지 않았다. 비용 절감을 위해 노동법을 위반한 셈이다.

계속되는 진통

결국 노동현장에서 근로자인데도 자영업자로 ‘오분류’된 이들을 바로잡아야 한다. 플랫폼 업체가 근로자로 일을 시키고 싶으면, 이들을 근로자로 인정해 책임을 제대로 지면 된다. 자영업자로 일하고 싶은 이들이나 자영업자와 자영업자의 관계를 형성하고 싶은 업체는 그에 걸맞은 계약을 체결하면 된다. 자유는 자유로 보장하고, 법으로 보호가 보장된 사람은 제대로 보호하면 되는 것이다.

한국보다 먼저 플랫폼 노동을 도입한 미국에선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내년부터 ‘AB-5법’을 시행한다. 사용자가 ‘ABC검증요건(통제와 지시 등)’을 입증하지 못하면 자영업자가 아닌 근로자로 인정하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바로잡는 작업은 쉽지 않다. 노동계에선 플랫폼 노동자를 자영업자로 분류해 ‘사장님과 사장님이 맺는 표준계약’으로 해결하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부에선 ‘오분류’를 바로잡기보다는 법의 ‘예외’를 터주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7일 플랫폼 업체가 가사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방안을 허용했다. 대신 노동법상 권리를 일부 보장해주지 않아도 되는 ‘면책 특권’을 줬다.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플랫폼 노동에 대한 입법적 개선은 필요하지만, 이미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근로자의 권리를 빼앗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가사노동 서비스의 규제 샌드박스는 신산업이라는 허울로 명확한 한계 없이 노동법을 면탈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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