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조혜련 (14) “교회 다니든 다니지 않든 성경을 읽어보자”

예배 좋아지기 시작하자 하나님의 존재 알고 싶은 마음 생기고 한 번도 읽지 않았던 성경까지 궁금해

2009년 12월 서울 여의도 MBC방송센터에서 열린 방송연예대상에서 버라이어티부문 특별상을 받은 조혜련(왼쪽), 선우용녀가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교회에 한 번 더 와 보고 싶었던 이유는 금송아지 사건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궁금해서였다. 나 혼자 성경을 읽어볼 수도 있었지만 교회에 와서 온화하게 생긴 목사님께 직접 설교로 듣고 싶었다.

나는 남편, 시어머니와 함께 또 한 번 교회를 찾아 예배를 드렸다. 궁금했던 금송아지 사건은 잘 해결됐다. 모세가 하나님께 이스라엘민족을 용서하지 않을 거면 생명책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하면서 부르짖는 장면은 진짜 리더다웠다.

이날은 담임목사님께 인사도 드렸다. 남편은 목사님께 내가 누구인지 소개했다. 미소를 머금은 목사님이 내게 하신 말씀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조혜련 성도님의 모습을 보니 그동안 참 많이 분주하게 사신 것 같네요. 이제 그 분주함을 내려놓고 주님 안에서 평안을 누리시면 좋을 것 같네요.”

목사님 말씀이 맞았다. 돈과 명예 때문이었을까, 성취감 때문이었을까.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바쁘게 사는지 알지도 못 한 채 내 삶은 늘 분주했다. 나도 이 분주함을 내려놓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내려 놓는지 방법을 찾지 못했다.

‘분주함을 내려놓고 주 안에서 평안함을 누리라’는 목사님의 말씀이 내 뇌리에 꽂혔다. ‘내 모든 형편 아시는 주님이 그 주님이신 건가?’ 남편과의 존댓말 사건을 통해 반강제적으로 교회에 가게 된 나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알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찬양대의 찬송, 목사님의 설교 등 예배의 모든 것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예배를 드리다 보면 왠지 모를 눈물이 흘렀다. 매주 드리는 예배는 마치 메마른 땅처럼 갈라진 내 마음 위에 촉촉이 내리는 단비 같았다.

내가 제일 궁금한 건 성경책이었다. 44년 동안 살면서 다른 책들은 열심히 읽었지만 성경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못 했다. ‘내가 교회를 다니든 다니지 않든 성경을 읽어보자. 혹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남편에게 따져 물으리라!’

다짐하고는 집 근처 도서관에 갔다. 관련된 서적들을 찾아 펼쳐놓고 성경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이 6일 동안 세상을 만드셨다는 이야기는 신화적인 느낌이 들었다. 노아의 홍수와 바벨탑 사건 이야기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신비하고 놀라웠고 요셉의 이야기는 너무 흥미로웠다.

창세기를 넘기자 출애굽기가 나왔다. 출애굽은 모세가 이끌었다. 나도 이 장면은 본 적이 있었다. 가끔 TV 주말의 명화 같은데서 지팡이를 쥔 할아버지가 많은 사람을 이끌고 바다를 건너가는 그 장면을 보면서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게 바로 이 출애굽기의 내용이었다.

출애굽기 25장부터는 깜짝 놀랐다. ‘그들은 조각목으로 궤를 짜되 길이는 두 규빗 반, 너비는 한 규빗 반, 높이는 한 규빗 반이 되게 하고’ 디자인, 건축학과도 아니고 어떠한 설명도 없이 왜 이런 내용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레위기로 넘어가니 문제는 더 심각했다. 번제, 화목제 등 생소한 용어와 황당한 내용이 계속됐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기 시작했다. 민수기는 아주 불친절한 숫자세기였다. 숫자를 세는 건데 뭘 어떻게 왜 세는지 도저히 답이 안 나왔다.

예수님이 태어나셨다는 신약은 구약보다 훨씬 쉬웠지만 무엇을 뜻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결국 나는 조용히 성경을 덮고 이렇게 생각했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이건 사람이 읽을 책이 아닌 거 같아! 이 책이야말로 비밀, 시크릿(secret)이네!’

정리=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