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금융시장에도 불확실성 ‘경고음’은 계속 울릴 예정이다. 시장은 내년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을 앞뒤로 미·중 무역분쟁이 ‘기술 패권전쟁’으로 확전된다고 관측한다. 여기에다 다음 달로 미뤄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홍콩사태, 중동 정세불안 등도 골칫거리로 꼽는다.

길게 이어지는 저금리와 저성장,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안성맞춤 투자전략은 무엇일까. 국민일보는 1일 투자전문가 6명에게 ‘2020년 분산투자 전략’을 물어봤다. 투자성향은 공격형, 안정형으로 구분했다. 전문가들은 주로 ‘주식투자 여부’ ‘채권투자 비중’에 따라 투자성향을 갈랐다. 공격형의 경우 정보통신(IT) 관련 주식이나 공모형 헤지펀드, 주가연계증권(ELS)에 무게중심을 뒀다. 안정형은 채권(국고채·우량 회사채·금융채)이나 머니마켓펀드(MMF)를 적합한 투자처로 제시했다.

공격형 투자자는 올해 부진했던 반도체·컴퓨터·전자장비 등 IT 관련 주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닥을 다진 반도체 시장이 내년 상반기부터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호균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전략 수석연구원은 “신흥국 경기도 살아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선진국과 신흥국의 IT 관련 주식을 7대 3 비중으로 나눠서 분산투자하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수석연구원는 “삼성전자 주식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그 배경으로 반도체 경기 반등 기대감을 지목했다.

ELS도 공격형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유럽 한국의 증시와 연계된 상품이 무난하다. 홍콩H지수 연계 상품도 좋다. 홍콩사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홍콩H지수는 바닥을 다지고 있을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문윤정 신한금융투자 대치센트레빌지점 부지점장은 “홍콩H지수에 중국 본토의 상장사가 편입돼 있어 정치적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지만, 올해 워낙 나빴기 때문에 이보다 더 떨어지기 힘들다”며 “지금이 싸게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공모형 헤지펀드나 리츠(REITs·부동산 투자전문 뮤추얼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공모형 헤지펀드는 사모형보다 수익률이 낮지만 안정성은 높다. 공격형 투자자라도 비교적 안심하고 투자할 가치가 있다. 올해 하반기 인기를 모았던 공모형 리츠도 ‘알짜배기’로 꼽힌다. 문 부지점장은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강화되면서 부동산을 금융상품으로 만든 리츠에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며 “한국은 아직 초기 시장이라 공급 상품이 적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수요 과잉 현상이 이어질 정도로 투자 가치는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정형 투자자의 경우 채권에 집중하는 전략이 제시됐다. 내년에도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이 예고된 상태다. 채권 금리의 하락은 채권 가격에 청신호다. 매력적 채권으로 선진국 국고채나 미국 우량 회사채, 금융채가 거론된다. 연광희 신한PWM잠실센터 팀장은 “국내 금융회사에서 발행하는 달러 표시 신종자본증권(금융채)의 경우 정기예금의 배에 가까운 연 3% 정도의 수익률을 보인다”며 “내년에도 예금금리가 떨어질 것을 감안하면 수익률 차이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인기를 끌었던 달러예금은 자제하는 게 좋다는 제안이 많다.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강해지면서 위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연 팀장은 “환율은 전문가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며 “달러 예금보다 MMF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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