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채용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용병(사진)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 ‘법률 리스크’ 우려를 전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회추위에 참여하는 사외이사들과 만나 조 회장의 형사재판에 따른 지배구조 리스크(위험) 우려를 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NCND(시인도 부정도 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1일 말했다.

신한금융 회추위는 지난 26일 회의를 열고 후보군을 추리는 작업에 돌입했다. 조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을 비롯해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이 후보군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업계 안팎에선 조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본다. 다만 조 회장은 신한은행 신입사원 부정채용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지난해 10월 불구속 기소돼 서울동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오는 18일 결심공판에 이어 내년 1월쯤 1심 선고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금감원은 조 회장의 재판 결과에 따라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이런 우려를 전달하는 게 감독 당국의 기본 책무라는 입장이다. 신한금융 내규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향후 5년간 임원진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9일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신한금융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지배구조법상 투명한 절차에 따라 선임하는지 (보는 게) 의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치(官治) 논란’이 재현되는 건 금감원에 부담이다. 금감원은 지난 2월 하나금융 측에 ‘3연임’을 시도했던 함영주 전 하나은행장의 ‘법률 리스크’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하나금융 사외이사들과 만나 “경영진의 법률 리스크가 경영 안정성 및 신인도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함 전 행장은 “직원들을 더 이상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주변에 전하며 연임을 포기했었다. 이번 신한금융 회추위에 대한 입장 전달 과정에서도 인사 개입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한편 금감원은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손해배상 관련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오는 5일 연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불완전 판매에 대한 손해배상 비율이 결정된다. 금감원은 분조위가 끝나는 대로 분쟁조정 결과 등을 설명할 방침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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