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물가 수준이 신흥국 가운데 최상위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서울의 생활물가지수는 영국 런던이나 프랑스 파리 등 주요 도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일 해외경제포커스에 ‘주요국 물가 수준의 비교 및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지난해 물가수준지수에서 한국은 36개국 중 22위에 올랐다. 한국의 물가수준지수는 OECD 평균을 100으로 놓았을 때 2009년 63%에서 지난해 88%까지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가 제공하는 펜월드테이블(PWT)의 물가수준지수에서도 한국은 선진 24개국 중 17위를 차지했다. 신흥국 26개국 가운데 아르헨티나에 이어 2위 수준이었다.

한은은 “일부에서 저물가 상황의 지속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데, 객관적 판단을 위해 물가 수준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다”고 주요국의 물가수준을 분석한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0%대 물가상승률을 잇따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높아지자 거듭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29일 개최한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낮게 봤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생활물가지수의 경우 서울 체감물가가 상위권에 올랐다. 글로벌 통계비교 사이트인 넘베오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생활물가지수는 337개 도시 가운데 26위였다. 취리히 뉴욕 도쿄보다 낮았지만 파리 런던 홍콩보다 높았다. 서울에서 파는 식료품 및 의류 가격이 체감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 정책 영향을 받는 교통·통신·교육비는 선진국의 주요 도시와 비교해 낮았다.

한은은 “한국의 전반적 물가 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의 평균에 근접해 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처럼 물가상승률이 낮아지고 물가 수준은 높아지는 과정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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