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이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며 추락을 거듭했다. 그런데도 수출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선은 어둡지 않다. 내년 반등도 기대한다.

그 이유는 세 가지다. 비록 금액으로 ‘마이너스’이지만 수출 물량이 증가한 품목이 늘고 있다. 최대 수출상대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드는 폭이 둔화됐다. 컴퓨터 화장품 등 새로운 수출 주력품목이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다. 내년 초부터 수출이 회복한다는 정부의 자신감은 여기에 뿌리를 둔다. 다만 정부가 지표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해석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3% 감소한 441억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1.7%를 찍은 뒤 12개월 연속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 6월(-13.8%) 이후 6개월째 두 자릿수 감소율도 보였다.

하지만 산업부는 “수출 감소세가 10월을 저점 삼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달 수출 증가율이 10월 수출 증가율(-14.8%)보다 고작 0.5% 포인트 올랐을 뿐인데도 ‘회복’ ‘개선’에 무게를 두는 첫 번째 근거는 수출 물량 증가다. 정부는 반도체, 석유화학 등 20대 수출 품목 가운데 14개 품목의 수출 물량이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품목의 물량 증가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1월보다 30.8% 감소했지만, 물량은 22.2% 늘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경제전망을 내놓고 내년에 반도체 물량·가격이 모두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물량 기준 총수출 증가율이 올해 1.0%에서 내년 3.2%로 확대된다고 예측했다. 한국은행도 세계교역 개선에 힘입어 내년 수출이 2.2% 증가한다고 추산했다.

또한 전체 수출에서 27.0% 비중을 차지하는 대(對)중국 수출의 감소 폭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중 수출 감소 폭은 5월 20.5%를 시작으로 줄곧 20% 안팎을 넘나들었지만, 지난달 12.2%로 확 줄었다. 최근 중국 내 저유황 연료유 수요 증가, 최대 쇼핑 시기인 ‘광군절(11월 11일)’ 등에 힘입어 석유제품, 가전제품 등의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선 영향이다.

여기에다 컴퓨터(23.5%)를 비롯해 화장품(9.9%), 바이오헬스(5.8%) 등 신 수출성장 품목이 호조세를 타고 있다. 컴퓨터 수출은 낸드플래시 가격 회복,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 호조에 힘입어 두 달 연속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화장품과 바이오헬스도 각각 5개월, 3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걷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내년 수출 회복이 결국 처참했던 올해 수출 성적표의 ‘기저효과’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수출은 계절적 특성 등을 감안해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해 증감을 따진다. 1년 전 수출 실적이 안 좋으면 이듬해엔 상대적으로 뚜렷한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 중국 광군절, 미국 추수감사절 등의 소비 증가 요인이 있었다는 걸 고려하면 지난달 수출 실적 개선을 내년 수출 회복으로 보기에 무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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