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조혜련 (15) 눈물로 기도하는 남편 보며 “이제 믿겠습니다!”

교회 다닌 지 3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 ‘영접기도’ 제의한 남편… 진땀 흘리며 대답 못하자 날 위해 기도

조혜련 집사(가운데)가 2010년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케이블TV방송대상 M 슈퍼콘서트’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몇 달 동안 씨름하듯 성경을 뒤적거리며 매주 교회를 다녔다. 성경의 내용은 다 알지 못했지만 교회에 가면 내가 읽었던 내용도 언급됐다. 그동안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평안함도 느껴졌다. 무엇보다 남편과 함께 매 주일 교회를 다녀서 행복했다.

막연했지만 하나님이라는 존재에 의지하고 무엇이든 다 고백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교회를 다닌 지 3개월쯤 됐을까. 어느 날 퇴근하고 저녁에 집에 돌아온 남편이 뜬금없이 ‘영접기도’를 하자고 했다. ‘영접기도는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었다. 남편은 자기가 묻는 말에 스스로 납득이 가면 “아멘”하고 대답하면 된다고 했다. 묻는 말에 대답할 자신이 있었다. 남편이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 지금까지 조혜련은 내가 주인 되어 살아왔음을 고백합니다. 이제 제 마음의 문을 열고 예수 그리스도를 생명의 구세주요, 나의 주인으로 영접하고자 합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를 사하시려고 십자가에서 못 박혀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셨음을 믿습니다. 그리고 이를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고백하려 합니다. 조혜련 성도님은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을 당신의 아버지로 인정합니까?”

나는 “아멘”하려고 입을 열었다. 그런데 입은 열었지만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아니 왜 대답이 안 나오지?’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마치 세례요한 아버지 사가랴가 아들이 태어나기 전 말을 못 한 것처럼 말이다. 남편은 몇 번을 반복해서 물었다. 대답하지 못하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나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봤다. 나는 대답하고 싶었지만 대답할 수 없었다.

진땀을 흘리며 남편에게 말했다. “자기가 대신 대답해주면 안 돼?” “안돼! 자기 스스로 고백해야 해.”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을 한 뒤에도 자신들이 믿던 우상들을 버리지 못해 ‘금송아지’를 만들어 낸 것처럼 나에게도 내가 믿던 우상의 찌꺼기가 온몸에 배 있는 듯했다.

나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남편이 성경을 펼쳤다. 그리고 눈을 감고 조용히 기도하기 시작했다. 나를 잡고 있던 남편의 손에서 느껴지는 강한 힘은 마치 하나님이 나를 잡고 계시는 것처럼 느껴졌다. 기도하던 남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정말 하나님이 존재하시는 건가? 정말 예수님이 날 위해 돌아가셨나? 내가 직접 눈으로 못 봤는데’라는 의심과 ‘아멘’을 외치며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고 싶은 마음이 내 안에서 싸우는 듯했다. 내면의 갈등이 느껴졌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나는 어느 순간 소리를 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앞에서 나를 위해 울고 있는 남편을 보며 용기를 냈다.

남편이 다시 내게 물었다. “하나님이 혜련이를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그는 이를 믿는 혜련이가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이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이 진리야. 믿는다고 대답해봐. 흑흑.” 울먹였다. 나는 용기를 냈다. 입을 열어 작은 소리를 내보았다. “네. 네에…”

내 대답 소리는 점점 커졌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입 밖으로 큰소리를 질렀다. “네! 믿습니다. 아니 믿고 싶습니다. 흑흑흑…. 이제 믿겠습니다. 엉엉.” 나는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울음을 터뜨렸다. 어린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향해 큰 소리로 울어대는 것처럼 나는 엉엉 소리 내며 울었다.

정리=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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