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오리털 이불 충전재, 커피에는 공통점이 있다. 패션 제품의 원료로 쓰인다는 점이다. 페트병은 리사이클링 과정을 거쳐 합성섬유로 재탄생되고, 커피는 천연염료의 소재로 사용된다.

2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페트병으로 만든 합성섬유, 재사용 충전재를 사용한 구스다운 롱패딩, 커피로 염색한 운동화(사진) 등은 ‘친환경 제품’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다운 충전재와 구조가 비슷해 보온 효과는 뛰어나면서 윤리적 문제가 없는 티볼(T-ball), 태양 근적외선을 흡수해 열을 내는 솔라볼(solar-ball) 등 친환경 첨단 소재도 트렌디한 제품에 종종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스페이스의 티볼 제품은 보온성, 통기성, 수분 조절력 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탁기로 빨래가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롱코트, 스커트, 머플러, 모자, 장갑 등 다양하게 활용도 가능하다. 노스페이스는 페트병으로 만든 합성섬유를 제품 소재로 사용한 ‘에코 플리스 컬렉션’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의류업계의 이런 경향성은 최근 몇 년 동안 동물복지와 환경 문제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짙어지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가죽, 양가죽, 거위 솜털, 모피 등 천연 소재를 100% 사용한 이른바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동물 가죽을 사용하고 다운을 채취하는 데 생기는 잔인함과 환경오염 등을 문제 삼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의류업계에서 친환경과 윤리적 소비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소비자들의 변화는 업계의 변화로 이어졌다. 아이더, 친환경 패션 브랜드 나우(nau) 등은 이불 베개 패딩 등에 사용됐던 다운 충전재를 깨끗하게 세척해 재사용하는 방법으로 친환경 정책을 실천하고 있다.

구스다운 덕다운을 소재로 쓰는 경우에도 ‘윤리적 다운 인증(RDS·Responsible Down Standard)’ 제품을 늘리고 있다. RDS는 2014년 글로벌 노스페이스가 처음 도입한 인증 제도로 깃털을 채취하는 오리나 거위의 사육, 도축, 다운 제품 생산 등 전 과정에 걸쳐 동물복지를 준수한 제품에 부여한다. 예전에는 싸구려 취급 받던 100% 인조 모피도 인기 소재가 됐다. 모피 대신 에코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기능성 의류에 많이 쓰이던 과불화합물(PFCEC)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최근 배척되는 추세다. 아이더, 블랙야크, 코오롱스포츠, K2 등이 과불화합물을 사용하지 않은 고어텍스의 내구성 발수 처리 제품을 출시했다.

수질 오염을 일으키는 화학 염료 대신 커피, 도토리, 회화꽃 등 천연 재료를 사용해 염색한 제품들이 속속 나온다. 나이키가 대구 비전랜드에서 생산된 천연염료를 활용한 천연염색 원단을 신발에 접목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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