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빅브러더’ 사회가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새 번호로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얼굴 정보를 등록하도록 의무화해 개인정보 보호 논란이 불거졌다. 중국에서는 이미 AI를 통한 안면 인식 기술이 전방위로 도입되고 있다. 최근 중국이 블록체인 기술을 집중 육성하는 것도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의 통치력 강화 및 사회통제 시도와 관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구 반대편인 호주에서는 세계 최초로 운전자의 휴대전화 불법 사용 여부를 단속하는 카메라가 도입됐다. AI 기술이 적용된 카메라로 자동차 운전자의 손동작을 감지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지 판별하고 벌금을 물리겠다는 것이다. 현지 당국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줄이겠다는 명분을 내놨지만 사생활 침해 논란도 만만치 않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이동통신업체가 신규 이용자를 가입시킬 때 이용자의 안면 정보를 등록하도록 요구하는 새 규정을 전날부터 시행했다.

새 규정에 대해 차이나유니콤 측은 신규 이용자의 정면 모습은 물론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깜박이는 모습까지 촬영해 등록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새 휴대전화 번호를 개통할 때 신분증 사본만 제공하면 됐지만 이제는 가입자의 얼굴까지 스캔해 등록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새로운 조치가 통신사기와 전화사기, 신분 도용 등 각종 범죄를 줄이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휴대전화 실명제를 더욱 엄격히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개인정보 보호장치가 완벽하지 않을 뿐 아니라 중국 정부가 시민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왕신루이 변호사는 “얼굴 인식 기술이 대규모로 이용되면 우리는 숨을 곳이 없어진다”며 “이 기술은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베이징시는 최근 지하철에서 얼굴 인식 기술을 이용한 보안 검색을 시범 도입하는 등 중국에서 안면 인식 기술은 전방위로 활용되고 있다. 베이징 당국은 신분증 정보와 안면 정보, 위치 정보 등을 미리 제공한 승객들은 간편하게 자동 안면 정보 확인 시스템으로 지하철 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도 시 주석이 사회 통제 강화에 활용할 수 있다고 SCMP는 전망했다. 시 주석은 지난 10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집단학습을 주재하면서 “블록체인이 기술 혁신과 산업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가상화폐의 채굴과 거래를 단속하면서도 블록체인 기술은 오히려 적극 장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블록체인 표준화를 위한 국가위원회도 만들기로 했다.

호주에서도 AI 기술로 인한 사생활 침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주는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 불법 사용을 단속 가능한 감시 카메라를 도입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 카메라는 운전자의 손동작을 판별할 정도로 정밀도가 높다. 이 카메라로 운전석을 찍으면 운전자와 동승자의 모습이 또렷하게 포착된다. 때문에 차량의 움직임만 파악하는 신호 위반 및 과속 단속 카메라와 달리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조성은 기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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