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나를 붙잡아 주신 하나님의 ‘십자가 사랑’ 감사합니다

저무는 2019년은 ‘감사’로 마무리… 아신대 본관에 걸린 손편지 수백장


지난 4일 경기도 양평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본관 1층. 대학본부가 자리 잡은 이곳에 모형 나무와 수백장의 감사카드가 걸려 있었다. 이 나무는 ‘생큐 갓 인 생큐 트리(Thank you God in thank you tree)’다. 이날 감사편지 쓰기 이벤트에 입선한 5명의 학생이 정흥호 총장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감사편지 쓰기 이벤트는 하나님의 은혜와 아신대 신앙공동체에서 받은 은혜에 대한 감사를 편지에 담아 보내는 행사였다.

수백명의 응모자를 뚫고 선발된 5명의 감사편지에는 아신대라는 학교로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자세가 담겨 있었다. 선교문화복지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최진영(23·여)씨는 “하나님 아버지의 이끄심으로 이곳에 온 지 어느덧 4년이 지나고 이곳을 떠나야 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뒤돌아보니 삶 속에서 주님이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붙잡아주셨다. 아신대에 다니면서 감사조건이 너무 많은데, 편지에선 그 가운데 인생의 주인 되신 하나님께 감사드렸다”고 했다.

최씨는 “문득 뒤돌아보니 주님의 사랑을 듬뿍 받은 한 고등학생 소녀가 ‘주님의 일꾼으로 훈련받기에 가장 좋은 학교에 보내주세요’라고 기도했던 모습이 떠오른다”면서 “그 기도를 금대접에 받으시는 주님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이어 “평소 큐티 시간에 크고 깊으신 연륜으로 저를 이끌어주시고 자라게 하신 주님께 감사드리는 말씀을 편지에 담았다”고 했다.

정흥호 아세아연합신학대 총장이 4일 경기도 양평 아신대 캠퍼스에서 ‘감사편지 쓰기 이벤트’에 입선한 5명의 학생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선교영어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윤하람(21)씨도 “이곳에 오기 전에는 자존감이 부족해 주도적으로 일하지 못하고 남의 눈치만 봤다”면서 “하지만 사랑이 넘치는 아신대 공동체에서 교수님과 선후배를 만나며 기도와 순수한 사랑을 듬뿍 체험했고 삶이 회복되는 역사가 일어났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감사가 십자가 사랑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편지도 있었다. 신학과 2학년 박요섭(26)씨는 “목회자이신 아버지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억울한 일이 연이어 발생해 무척 힘들었던 한 해였다”며 “제일 힘들었던 것은 잘못이 없는데도 책임을 져야 할 때였다. 삶이 우울해지며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당장이라도 나를 힘들게 하는 그들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끓어 올랐다”고 회고했다.

박씨는 “하지만 이런 나를 붙잡아주고 위로해준 것은 십자가 사랑이었다”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해 더 억울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어주실 만큼 사랑하셨다는 생각이 들면서 억울한 감정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때부터 ‘오히려 저들을 긍휼히 여기고 더 사랑하자’는 마음을 품으니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하나님께서 개입하셔서 개인적인 어려움이 많이 해결되고, 아버지의 교회도 안정되는 것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 대부분은 감사의 조건을 깨닫는 데 신본주의와 복음주의, 아세아 복음화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아신대가 좋은 모판 역할을 했다고 고백했다. 박씨는 “감사와 사랑이 문제해결의 길임을 아신대에서 배웠다”면서 “매일 새벽마다 학교 캠퍼스에 나와 학교와 학생,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해 뜨겁게 기도하는 총장님의 뒷모습을 보며 십자가 사랑을 봤다”고 했다.

기독교교육상담학과 3학년 학생인 김정현(24)씨는 “진로를 놓고 고민하다가 최근 교수님과 상담한 적이 있다”면서 “평소 관심이 없으신 줄 알았던 교수님께서 내 수업태도 등을 일일이 기억하시며 자신의 일처럼 공감해주셨다. 당시 너무 지쳐 있었는데, 큰 힘과 감동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하나님께서 아신대로 불러주시고 기독교상담사라는 비전을 주시고, 교수님 밑에서 공부하며 교수님들의 인품과 지혜를 배울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아신대 본관에 크리스마스트리로 설치된 감사나무.

감사편지 당선자 중에는 외국인 신대원생도 있었다. 인도 출신으로 아신대 대학원에서 신약학을 전공하는 러빈 쿠마르(34) 목사는 아신대의 영어 머리글자인 ACTS를 따서 감사의 글을 썼다. 쿠마르 목사는 “하나님께선 나와 우리 가족을 사랑하셔서 무슬림 지역에서 선택해 예수를 믿게 하셨고 한국에 와서 7년간 신학을 전공하도록 인도하셨다”면서 “아신대를 통해 국제적인 사역이 가능하도록 교수와 목회자의 비전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글을 썼다”고 설명했다.

정 총장은 “갈수록 한국교회 안에 감사 의식이 희미해지고 있다”면서 “이런 위기상황에서 학생들에게 하나님께 대한 감사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개교 후 최초로 감사편지 쓰기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사의 조건은 감사카드와 감사편지로 표현할 때 더욱 풍성해진다”면서 “한국교회 안에 성도들의 감사의식이 더욱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신대는 감사나무를 연말까지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한다.

양평=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