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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박정태] 세계 증시 황제되는 아람코


2014년 9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처음 상장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대박을 터뜨렸다.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 규모인 250억 달러(29조6000억원)라는 공모 기록을 세우며 세계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26일 홍콩 증시에도 상장했는데 보통주 5억주 등 신주를 발행하며 최소 112억 달러(13조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알리바바는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 7위를 차지한다. 1위는 미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애플로 2일 기준 시가총액이 1조1700억 달러(1388조원)에 육박한다. 애플은 지난해 11월 말 이후 라이벌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 잠시 선두자리를 내주기도 했으나 이내 정상을 되찾았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게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다. 1933년 설립된 아람코는 사우디 왕실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자국 내 핵심 기업이다. 당초 원유 채굴권을 얻은 미국 자본에 의해 세워졌으나 80년 지분을 완전히 인수한 사우디 정부의 소유가 됐다. 사우디 내 유전과 천연가스전을 관리하고 원유 수출을 독점하며 공룡 기업으로 성장했다. 비상장회사라서 86년간 재무 내역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러다 지난 4월 채권 발행을 위해 경영 실적을 공개하자 세상은 깜짝 놀랐다. 2018년 영업이익 2240억 달러(265조원), 순이익 1111억 달러(131조원)로 상상을 초월하는 실적이었다. 영업이익이 세계 1위 애플(818억 달러)의 3배에 달한다. 아람코는 한국 정유회사 에쓰오일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아람코가 IPO를 통해 다음주 자국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한다. 기업 가치를 1조6000억∼1조7100억 달러(1898조∼2028조원)로 잡고 주당 8∼8.52달러(9500∼1만원)를 공모가 범위로 제시했다. 매각 지분은 1.5%(30억주)로 목표 공모가 최고액은 256억 달러(30조3000억원)다. 지분은 개인투자자에 0.5%, 기관투자자에 1%를 배정했다. 2일 현재 개인과 기관투자자 공모주 신청에서 집계된 청약 대금은 510억 달러(60조5000억원)로 목표액의 2배에 이른다. 공모는 4일 마감하고, 5일에는 공모가가 확정돼 발표된다. 그 결과 공모액이 역대 최대인 알리바바의 250억 달러를 뛰어넘을지 주목된다. 흥행에 실패하지 않는 한 시가총액으로는 1위 애플을 누를 것이 확실시된다. 아람코가 증시의 새 역사를 쓰게 될까. 세기의 상장답게 흥미진진하다.

박정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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