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미션포럼] “교회와 정치권이 함께 갈등 푸는 리더십 발휘해야”

‘초갈등사회’ 기조 강연 맡은 정세균 전 국회의장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갈등사회 해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리더십 부재가 문제”라며 지도자들의 결단을 촉구했다.강민석 선임기자

“과거에 없던 현상입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한국사회 갈등이 유례 없이 증폭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정 전 의장은 정치권이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자책하면서도 “교회마저 진영으로 나뉘어 초갈등사회로 가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20대 국회 전반기인 2016년부터 18년까지 국회의장을 맡아 여야의 갈등을 조율한 6선 의원이다.

정 전 의장을 만나러 국회로 가는 길은 시끄러웠다. 국회 앞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귀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었고, 국회의사당 주변에도 피켓을 든 사람들이 곳곳에 있었다. 선거철을 앞두고 벌어지는 풍경일 수도 있지만 갈등이 수렴되고 진정될 길이 보이지 않아 답답해 보인다.

정 전 의장은 오는 19일 오후 2시 ‘초갈등사회 한국교회가 푼다’를 주제로 열리는 국민미션포럼에서 기조강연을 맡았다. 포럼은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12층 컨벤션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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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의장은 “국회에 계류된 법안만 1만5000건인데 밤을 새우든 매일 국회를 열든 해서라도 처리해야 하는데 그걸 안 하고 있다”면서 “갈등을 분출하고 싸우는 것도 여당과 야당의 일이지만, 결국엔 협상하고 결단하는 것이 정치 리더십의 역할인데 그게 실종됐다”고 말했다.

“정치인들부터 갈등을 풀기보다 자기 지지세력을 조직화하고 선거에 활용하려 하기 때문에 갈등이 더 증폭됩니다. 지도자들이 나라를 위해 결단할 때는 결단을 해야 하는데, 당원이나 지지세력의 눈치만 보고 결정을 미룹니다. 그게 바로 리더십 부재인 거예요.”

정치만이 아니다. 남녀 간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은 과거 한국사회의 병폐로 지목됐던 지역갈등 못잖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정 전 의장은 리더십의 부재를 걱정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갈등이 제로인 사회는 있을 수 없지만 리더들이 통합하고 화해시키고 완화하는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그는 “여론의 추이를 보면 무엇이 옳고 그른지 스스로 판단하기 전에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가버리고 그걸 자신의 정체성처럼 여기는 정치과잉 현상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이 광장의 함성에 파묻힌 목소리를 듣기 위해 국민에게 더 가까이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진짜 우리가 섬겨야 하는 국민은 어디에 있는지, 앞에서 소리치는 목소리에 너무 기울어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의 이해관계에 따라 인기영합하는 발언으로 주목받으려 하지 말고, 정치를 마라톤이라 생각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고 믿음을 쌓아가야 합니다. 우리 국민은 선거 때마다 현명하고 위대한 선택을 했어요. 나라를 진정으로 걱정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세력이 누군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주일학교 시절부터 교회에 다닌 정 전 의장은 서울 평창동 예능교회 안수집사다. 그는 “정책을 내놓거나 이슈가 생기면 사실 시민사회나 종교계가 여론을 이끌고 정치권이 이를 수렴하는 방식으로 가야 바람직하다”면서 “교회 지도자들이 갈등을 풀어주는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지역구인 종로구에서 매일 집회시위가 열리니 저도 중간에서 굉장히 힘듭니다. 교회도 정치권처럼 나뉘어 맞서고 있는 모습이에요. 기독교에 자정능력이 없는 것 아닌가 걱정됩니다. 장로교 성결교 감리교 침례교 등 다양한 교단이 있고 단체가 있지만 하나님의 믿음으로 하는 일에는 모두 하나가 돼야 하지 않을까요.”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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