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 인사들을 고발하고 청와대에 투서까지 보냈던 울산의 건설업자 김모(55)씨가 2017년 9월쯤 울산경찰청 과장급인 A총경으로부터 “재수사를 성실히 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국민일보에 밝혔다. 자신이 김 전 시장 측을 고발한 사건이 무혐의 처분된 이후 총경급 인사가 전화를 걸어와 “다시 하자”고 했다는 것이다. 이 통화 이후 김씨 고발 사건을 수사했던 기존 수사팀은 실무진이 대거 교체됐다.

수사 관행상 총경급 인사가 고발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재수사 의지를 말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수사팀 개편 후 새로 김씨 사건을 맡은 수사팀장은 김씨의 고발 자료들을 검토한 뒤 “변호사법 위반이 된다”고 죄명을 안내했고, 김씨는 그대로 고발장을 썼다. 이 역시 부적절한 처사라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 관측이다.

김씨는 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고발사건) 무혐의 처분을 통보받고 한참 뒤 울산경찰청 과장급 인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재수사를 성실히 할 테니 다시 하자’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 과장이 A총경이라고 했다. 김씨는 A총경이 전화를 걸어온 시점을 2017년 9월쯤으로 기억했다.

김씨가 말한 2017년 9월은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이 취임한 다음달로, 황 청장이 사석에서 언급했다는 울산경찰청의 김 전 시장 측 수사 개시 시점이다. 김씨는 2014년부터 지역 아파트 건설 인허가와 관련해 김 전 시장 측 인사들을 꾸준히 고발해 왔는데 줄곧 무혐의 처분을 받고 있었다. 김씨는 그러던 중 이뤄진 A총경의 “다시 하자”는 제안에 “‘싫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후 울산경찰청에서는 김씨 고발 사건을 맡았던 수사 실무진이 교체되기 시작했다. 새로 김씨 사건을 살핀 수사팀장 B경위는 김씨에게 죄명 적용을 조언했다. 김씨는 “지능범죄수사대 내에서 위법사항을 검토하고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해서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장을 제출했다”며 “(경찰이) ‘고발장 없이는 수사가 안 된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B경위는 김씨의 고발 자료와 관련된 강요미수 범행 등으로 이후 구속 기소됐고, 현재 보석 상태다.

총경급 간부가 고발인에게 재수사와 고발 필요성을 먼저 말한 데 대해 경찰 구성원들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한 일선서 간부는 “지방청의 과장급이 직접 전화해 고발하라고 하는 건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A총경은 ‘2017년 9월 김씨에게 전화한 일이 있느냐’는 국민일보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답했다.

울산=허경구 기자, 구승은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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