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조원 가까운 규모의 프랑스산 제품에 최대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프랑스가 미국의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 거대 IT기업들에 ‘디지털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이에 대한 보복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와인세’ 부과를 경고한 바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일(현지시간) 불공정 무역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도록 한 규정이 담겨 있는 무역법 301조에 따라 프랑스의 디지털서비스세금(DST)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USTR은 “프랑스의 디지털세는 미국 기업을 차별할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조세 원칙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후속 조치로 24억 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프랑스산 수입품에 최대 100%의 추가 관세를 물리는 방안 등에 대해 의견 수렴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상품목은 치즈와 스파클링 와인, 화장품 등 63종이다. 프랑스의 서비스 부문에 대한 수수료 혹은 제한(fees or restrictions) 부과 방안도 포함됐다. USTR는 다음 달 6일까지 의견을 접수한 뒤 7일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오늘 결정은 미국 기업에 지나친 부담을 주거나 차별하는 디지털세에 대해 미국이 조치를 할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라고 밝혔다. 또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터키의 디지털세에 대해서도 무역법 301조 적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는 반발했다. 브뤼노 르메르 재무장관은 미국의 발표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표현하며 “미국의 제재가 있을 경우 유럽연합(EU)은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녜스 파니에뤼나셰 재정경제부 국무장관도 프랑스는 디지털세 계획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세는 온라인 기반 거대 IT기업들이 세계 각국에서 수익을 내면서도 해당 국가에 물리적 법인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인세를 내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데서 착안한 세금이다. 프랑스 상원은 지난 7월 11일 연수익이 7억5000만 유로(약 9900억원) 이상이면서 프랑스에서 2500만 유로(약 33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이는 글로벌 IT기업에 대해 프랑스에서 번 연간 총매출의 3%를 디지털세로 부과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대상 기업은 미국·독일·영국·프랑스 등의 IT 대기업 30여개다. 이에 미국은 자국 기업이 주요 표적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했고 USTR은 DST 부과가 불공정 무역에 해당하는지 검토해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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